[사설]6개월 남은 대선… 5년 안심하고 맡길 후보·정책 안 보인다

동아일보 입력 2021-09-10 00:00수정 2021-09-10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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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오늘로 꼭 180일 남았다.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게 5년 전 이맘때다. 탄핵 이후 권력을 잡은 현 집권세력의 정권 재창출이냐, 야권으로의 정권 교체냐 하는 국가적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드러나듯, 부동층이 32%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아직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한 탓도 있지만 여든 야든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믿음직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후보가 안 보이기 때문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고 선진국이 됐다는데 체감은 딴판이다.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부동산 시장 등 민생 현장 곳곳에 난제가 널려 있다. 국제적으로는 미중 패권 전쟁에 끼어 옴짝달싹 못한 채 강대국 심기 살피기도 바쁘다.

이런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 속에서도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전략과 정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모든 국민을 다 잘살게 해주겠다”는 식의 무책임하고 위험한 포퓰리즘 공약 경쟁이 난무할 뿐이다. 대선주자라는 사람들이 나라 곳간은 화수분쯤으로 여긴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개혁과 같은 ‘미래’를 말하는 주자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당장 눈앞의 표만 생각해 어떻게 하면 그럴듯한 퍼주기 공약을 내놓을까 혈안이니 누굴 지지하고 싶어도 마음이 가지 않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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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문재인 정권은 임기 내내 이른바 적폐청산을 비롯해 편 가르기 국정을 일삼았고, 국민의힘 역시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모습을 보이질 못했다. 어느 쪽이 먼저 적대적 공생의 틀을 깨고 미래로 나가느냐가 이번 대선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미 지역 이념 세대 계층을 뛰어넘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비전을 갈망하는 민심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나라가 처한 위기를 정확히 읽고 국가 역량을 한데 모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최고지도자를 뽑는 선거여야 한다.

당분간 여야 모두 경선 국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달 뒤인 10월 10일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할 예정이나 상당한 경선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선 룰 문제와 당내 유력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등 악재가 겹쳐 본격적인 경선에 돌입하기도 전부터 소란스럽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선 유권자들이 현명해져야 한다. 각 당의 후보 결정과 본선에 이르기까지 선거 판을 뒤흔드는 네거티브의 본질을 직시하고 차기 대통령의 자질을 감별해 내야 한다. 그러려면 판단의 기준을 과거보다는 미래, 무엇보다 이 나라 청년의 미래에 두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고른다”는 말이 있다. 우리 국민의 높은 정치의식을 보여줄 선택의 시간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20대 대통령 선거#유권자 판단 유보#차기 대통령 자질 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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