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업종별 생산성 2배까지 격차… 최저임금 차등화할 때 됐다

동아일보 입력 2021-06-23 00:00수정 2021-06-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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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 2021.6.22/뉴스1
최저임금위원회가 어제 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 논의에 들어갔다. 노사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할지를 놓고 맞서면서 임금 액수 협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업종별로 노동생산성 차이가 2배까지 벌어지면서 최저임금을 감당할 여력도 크게 달라진 게 현실이다. 코로나 위기까지 겹쳐 업종별 양극화가 심해진 만큼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으로 전자 제조는 노동생산성지수가 162.2인 반면 목재 제조는 85.9에 불과하다. 서비스 업종에서도 컴퓨터는 137.9, 스포츠 및 오락은 79.2로 노동생산성에 큰 차이를 보였다.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라 같은 시간을 일할 때 창출하는 부가가치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따라 최저임금도 차등해야 한다는 게 경영계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를 더 어렵게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관광레저업종은 1년 새 빚이 5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52개 자영업종 가운데 29개 업종에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한다. 경영난을 겪는 곳과 호황인 기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게 타당한지 의구심이 든다.

미국 일본 등은 업종뿐 아니라 지역별로도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한다. 물가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냉면 값은 9346원이지만 충북은 7429원이다. 삼겹살 200g은 서울에서 1만6581원인데 강원에선 1만2444원이다. 물가가 높을수록 최저임금도 높은 게 합리적이라고 봐야 한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지난달까지 29개월 연속 감소했다. 임금 부담을 줄이려는 자영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 여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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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회복과 맞물려 특수를 누리는 곳이 있는 반면, 문을 닫을 처지인 곳도 적지 않다. 이런 차이에 따라 정밀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자칫 양극화가 고착화할 수 있다. 생산성과 물가, 경영 여건 등에 맞게 최저임금을 정해야 고용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등 적용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다.
#최저임금#격차#차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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