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접종 중단 하루 만에 번복… 불안감 부추기는 우왕좌왕 행정

동아일보 입력 2021-04-09 00:00수정 2021-04-0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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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0세 미만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중단한 지 하루 만인 어제 접종 재개 방침을 밝혔다. AZ 백신과 혈전증 간의 인과성을 검토해온 유럽의약품청(EMA)이 백신 접종의 이익이 위험보다 훨씬 크다며 접종 권고를 재확인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전문가 회의에서 AZ 접종 대상 연령과 일정을 확정해 11일 발표한다.

정부가 애초에 AZ 접종을 중단한 이유도 EMA의 검토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국민 안전에 관한 사안인 만큼 만전을 기해야 하지만 접종 계획을 하루 전 철회하는 바람에 백신 휴가까지 내고 접종을 준비하던 사람들은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접종 계획을 수시로 바꾸면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비쳐 백신에 대한 불신을 부추길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EMA는 AZ의 접종을 권고하면서도 접종 후 혈전증 발생 가능성은 인정했다. 독일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가 55∼60세 미만에 AZ 접종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이어 영국도 30세 미만 접종 제한을 검토 중이다. 국내외 부작용 발생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고 백신 수급 상황까지 감안해 접종 대상 연령을 결정한 뒤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극히 드물다고는 하지만 혈전 부작용의 증상과 대처 방법도 상세하게 안내해야 한다. AZ 안전성 논란에도 이를 대체할 만한 백신이 부족하니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등 연내 도입이 예고된 백신이 제때 차질 없이 들어오도록 범부처 차원에서 뛰어야 한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어제 700명을 기록했다. 3차 대유행이 끝나기도 전에 사실상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셈이다. 중증 환자가 늘면서 벌써부터 병상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집단면역 형성이 늦어지면서 언제든 일일 확진자가 1000명대로 폭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백신 가뭄에 AZ 안전성 논란과 4차 대유행까지 겹친 3중고를 당분간은 강화된 거리 두기로 견디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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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중단#백신#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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