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으름장에 3년째 야외 기동 없는 한미연합훈련

동아일보 입력 2021-03-08 00:00수정 2021-03-0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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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들어 첫 한미연합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CCPT)이 8일부터 9일 동안 실시된다. 훈련 규모는 최소화됐으며, 야외 기동훈련도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만 열린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도 이번에 빠졌다.

한미연합훈련 규모가 쪼그라들고, 그마저도 ‘워게임(War game)’ 형식이 된 것은 북한에 끌려다니는 행태가 재연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주장하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 의원 35명은 훈련 연기를 주장했다. 이는 정부 여당이 앞장서서 우리 안보 문제를 북한과의 흥정거리로 만든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번 훈련 축소는 코로나19 상황과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됐지만 또다시 안보에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한미 안팎에선 당장 대북준비태세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9년 4월부터 한미의 대규모 야외 훈련이 사실상 ‘올 스톱’되고 대대급 이하 소규모 훈련만 실시되면서 대북 작전능력 유지에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만으로는 극도의 압박감과 불안감, 그리고 각종 변수 속에서 전개되는 현장 실전 능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가 “대한민국 생존의 안전장치는 한미동맹이고, 그 핵심은 연합훈련”이라며 훈련 정상화를 요구했던 것도 이런 까닭이다.

북핵 문제를 대화로 푼다고 해서 우리 안보가 약화되는 것까지 방치해선 안 된다. 북한과의 대화는 없고, 불안정한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보를 경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한미의 대북 작전능력이 흐트러진다면 무엇보다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이 커진다. 향후 한미연합훈련 기동훈련 재개나 수위 등을 세밀히 검토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는 안보가 대화를 위한 희생양으로 취급받아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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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으름장#한미연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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