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후반의 바우크가 그린 이 그림은 초상화 작업에 몰두하는 화가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19세기 여느 화가의 작업실 풍경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여성이 화가고 남성은 모델이다. 그림 속 화가는 바우크의 동료였던 베르타 베그만으로 당시 두 사람은 같은 작업실을 사용하고 있었다. 1840년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바우크는 23세 때 독일로 미술 유학을 떠나 뮌헨에 정착했는데, 여기서 일곱 살 연하의 덴마크 화가 베그만을 만났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미술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고 개인 화실에서 그림을 배웠던 두 사람은 비슷한 처지라 금세 가까워졌고, 평생 친구가 되었다. 집과 작업실을 공유하며 이탈리아 여행과 파리 이주도 함께했다. 이 그림은 뮌헨에서 함께 살며 작업할 때 그렸다. 두 사람은 서로의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응원했고, 여성에 대한 편견과 남성 중심의 규범을 깨고자 노력했다. 두 친구는 파리 살롱전에 함께 출품해 호평을 받았고, 국제전시회에 활발히 참여하며 명성을 쌓았다.
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두 사람은 교육에도 헌신적이었다. 베그만은 코펜하겐으로 돌아가 덴마크 왕립미술원 최초의 여성 의장이 되었고, 바우크는 뮌헨에 여성을 위한 미술학교를 세웠다. 질투와 경쟁이 아닌, 지지와 연대를 통해 큰 성취를 이뤘던 두 친구는 영향력 있는 화가이자 교육자로 살다가 1926년 같은 해 생을 마감했다. 평생지기였던 둘은 그렇게 다른 세상으로 떠날 때도 동행했다. 베그만은 친구가 그려준 그림 속 모습처럼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붓을 쥐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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