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간호사 수 더 늘려야 한다[내 생각은/심미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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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월 초까지만 해도 신규 확진자는 100명 내외였으나 11월 중순부터 확진자 수가 늘어나 지금은 1000명대를 넘어서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위중 환자는 22일 0시 기준 급기야 281명까지 이르렀다. 위중 환자는 반드시 음압시설이 되어 있는 중환자실에서 숙련된 의료인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非)코로나19 위중 환자보다 중증도가 높아 간호요구도가 훨씬 증가한다. 간호 인력은 평소보다 3배 이상 필요하다.

일반 중환자실은 간호등급이 최상급인 병원인 경우 간호사 1명이 환자를 2, 3명 담당하고, 3교대로 근무한다. 일반 중환자 침상 20개를 보는 간호사는 42명 정도가 필요하다. 이 42명이 그대로 코로나19 위중 환자를 본다면 6, 7명을 겨우 간호할 수 있다. 42명이 빠져나온 일반 중환자실은 20개를 줄여야 해서 의료 공백이 심각해진다. 이처럼 매우 많은 간호 인력이 필요하지만 평소 중환자실의 간호사는 선진국에 비해 한참 적다. 같은 중증도의 환자에게 배정되는 간호사가 선진국의 반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중환자실은 일반 병동에 비해 간호사 이직 및 사직률이 높다. 숙련된 간호 인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는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평소 중환자실 간호 인력이 반드시 증원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24시간 코로나19 위중 환자를 지켜야 하는 간호사는 간호에 집중하기 위해 일정 시간마다 쉬어야 한다. 하지만 인력 투입이 원활하지 않아 소진되는 간호사가 늘고 있다. 위중 환자를 간호하다가 일반 중환자실로 돌아온 간호사들을 재투입하고자 해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간호사도 많다. 위험한 환경과 높은 업무 강도가 원인일 것으로 판단된다.

일선 병원에서는 폭증하고 있는 환자로 간호사 확보를 위해 일반 병동의 간호사들 중 희망자를 모아 교육해 코로나19 중환자실에 투입하고 있다. 중환자실 간호사 중 코로나19 중환자실 지원 간호사를 최대로 모아서 위중 환자 간호에 투입하는 등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 중환자실도 간호 인력의 균형이 깨졌다. 남아 있는 인력도 힘들게 업무를 하는 중이다. 간호사와 모든 의료진들이 더 소진되지 않도록 국민적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코로나19 종결을 위해 방역지침을 잘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심미영 병원중환자간호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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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대유행#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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