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찰, 어려운 때일수록 권력층 의혹 엄정 수사로 正道 지켜라

동아일보 입력 2020-08-05 00:00수정 2020-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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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그제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며 권력형 비리 수사를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앞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검찰이 외부로부터 견제와 통제를 받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2시간여 차이로 각기 열린 행사에서 전혀 다른 뉘앙스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현직 검찰총장이 ‘독재’라는 표현까지 입에 올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착수 이래 갈수록 거세지는 여권의 공세와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만 정치적 논란의 도마에 올라 있는 검찰의 어려운 현주소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시기에 검찰이 살길은 정도(正道)로 가는 것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연루돼 있으나 압수수색까지 해놓고도 2개월이 넘게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의혹,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피소 유출 관련 고발사건 등 국민적 의혹이 큰 사건부터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5개월 넘게 사실상 중단된 상태나 마찬가지인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 역시 제대로 파헤쳐야 한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검찰개혁 드라이브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이르기까지 검찰권의 남용을 막는 장치들은 이중 삼중으로 겹겹이 마련됐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법무부는 여권이 연루돼 있는 사건 수사의 발목을 잡는 식의 모습을 더는 보여서는 안 된다. 검찰을 권력에 예속시킨 부당한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고, 민심은 매섭게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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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역시 권력의 눈치를 보며 사건을 뭉갰다는 오욕의 역사를 남겨서는 권력과 함께 공멸하게 될 것이다. 검찰 내부조차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져 싸움을 벌이고, 국민이 쥐여준 수사의 칼을 인사권 등 힘 있는 세력의 입맛에 맞게 함부로 써서는 자멸의 길밖에 없다.

#검찰#엄정 수사#권력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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