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 인천공항의 새로운 도전[기고/구본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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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일일여객 2616명.’ 지난달 27일 인천공항 일일여객 수가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4월 전체 여객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7.3% 감소했다. 83만 개의 관련 일자리, 60조 원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가진 항공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항공사와 면세점 등 관련 기업에 대한 지원을 결정한 덕분에 큰 위기를 넘겼지만 항공산업의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다.

연초부터 시작된 인천공항의 방역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없는 ‘안심·청정 공항’으로 자리 잡기 위해 인천공항은 출국할 때에는 3단계 발열체크 등 촘촘한 방역망 구축 및 유증상자 선별 조치, 입국할 때는 고위험국가 전용 입국장, 자가 격리 앱과 선별진료소 설치 등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세계 공항 중 최초로 터미널 전역에 방역작업을 실시하면서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환경미화원부터 현장 공항운영자, 검역 의료진, 파견군인 등 민관군이 합심하여 방역함으로써 위기 극복의 좋은 선례를 남겼다.

코로나 사태 조기 해결에 성공한 국가들의 항공노선 재취항 1순위로 인천공항이 거론되는 것 또한 반가운 소식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7만여 인천공항 종사자 중 지금까지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와의 싸움을 가장 먼저 시작한 인천공항의 분투는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 모른다. 코로나19가 마지막 팬데믹(대유행)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변종 출현 등 코로나바이러스의 소멸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도 국지적인 집단 감염이 발생할 때마다 해당 노선 운항이 중단되거나 입국금지 조치가 취해지는 등 수시로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천공항처럼 코로나바이러스 ‘안심·청정 공항’들끼리 국제 항공운항 노선이 확대·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글로벌 중심(Hub)공항의 기준이 이제까지 서비스, 안전, 네트워크 등이었다면 앞으로는 방역을 기반으로 한 ‘안심·청정 공항’이 핵심 기준으로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코로나 등 여건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인천공항공사는 물류, 비즈니스, 관광, 항공정비, 바이오·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이 집적된 산업융합형 공항 경제권을 적극 추진하고, 여기에 K방역시스템과 한류문화 등을 더하여 초격차 차세대 공항으로 진화하고자 한다. 특히 K방역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혁신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첨단 발열체크 및 안내로봇 배치,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유증상자 선별 자동화, 터미널 내 음압대기실, 자동소독시스템 등 방역 프로세스를 검토하여 혁신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해외공항 건설·운영 사업에 K방역시스템을 접목하여 다른 나라보다 앞서 나가 적극 해외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 앞으로 세계 각국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방역을 기반으로 ‘안심·청정 공항’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투자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 예정인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 등 그린뉴딜과 K방역시스템에 대한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은 앞으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기존 공항산업 생태계를 뛰어넘어 지속적인 확장과 혁신을 시도함으로써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어 갈 것이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천공항#코로나19#방역전쟁#포스트코로나#그린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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