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핵 잔치’로 1인체제 다진 김정은 실체 직시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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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7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핵-경제 건설 병진(竝進) 노선의 지속적인 추진과 자력갱생을 통한 제재의 극복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병진 노선을 틀어쥐고 주체의 사회주의 한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하여 온 것이 천만번 옳았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사회의 압박과 제재에도 핵 포기 의사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정은은 또 여동생 김여정을 최고권력기구인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승진시키고 최측근인 최룡해에겐 당정군(黨政軍)을 아우르게 하는 등 대대적 물갈이 인사도 단행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숨 가쁘게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뒤 벌인 ‘핵 잔치’였다. 내부의 결속을 다진 김정은은 다시 특대형 도발을 저지를 공산이 크다.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일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원들이 미국 서부 해안을 겨냥한 사거리 1만2000km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한 것도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트윗을 통해 대북 대화·협상 무용론을 주장하며 “단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사옵션’을 고려한 발언일 가능성이 있으나 미국은 북한과 2, 3개의 채널을 열어 두고 대화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김정은의 전원회의 보고 내용에 미국을 향한 구체적인 위협이 담기지 않은 것도 향후 열릴지 모를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33세의 김정은은 세계를 상대로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내부 긴장을 최대한 끌어올려 권력을 다지는 위험한 게임을 지속해 오고 있다. 향후 북-미 대화 국면이 벌어지든, ‘대화-제재 병행’ 원칙을 고수하는 남측 정부와의 해빙기가 찾아오든 그의 실체를 분명히 직시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북한 김정은#김여정#대북 대화협상 무용론#핵 잔치#북한 1인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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