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본회의 부도 낸 정의화 의장, 언제까지 새정연 편들 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7일 03시 00분


정의화 국회의장이 어제 직권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고도 법안 등 90개 안건을 처리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장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은 처사다. 정 의장은 “본회의를 며칠 미뤄 달라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0일 다시 본회의를 소집하겠다”면서 30일에는 어떤 경우라도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나 번번이 말을 뒤집은 정 의장은 이미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

26일 본회의 개최와 안건 처리는 정 의장 스스로 여야와 국민들 앞에서 약속한 것이다. 더구나 정 의장은 새정치연합이 어제 본회의에 불참할 것에 대비해 새누리당 지도부에 “소속 의원들의 참석을 독려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의원들에게 반드시 참석할 것을 요구해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장관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까지 어제 국회로 집결했다.

정 의장은 바로 직전에도 이달 15일에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해 놓고도 야당이 반발하자 물러선 바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정작 책임질 사람은 정 의장 본인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어제 국회 파행의 원인 제공자는 새정치연합이다. 세월호 특별법을 구실로 다른 법안들의 처리와 정기국회를 거부하고 있는 것 자체가 반(反)의회주의적인 폭거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어제 “당 내부에서 의견 수렴이 안 됐다”는 이유를 댔지만 그렇다면 최소한 의견 수렴을 위한 의원총회라도 열었어야 했다. 하지만 어제 새정치연합의 의원총회는 없었다. 국민들은 무능한 국회의장과 식물 국회에 지쳐 있다. 정 의장이 약속한 30일에도 본회의 개최와 안건 처리를 하지 않는다면 정 의장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야당도 더이상 국민의 인내력을 시험하지 말아야 한다.
#정의화#국회의장#새정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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