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성희]연극성 인격장애 홍가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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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잠수부를 사칭해 세월호 관련 허위 내용을 인터뷰한 홍가혜 씨(26·여)가 어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세월호 사고 사흘째인 18일 종합편성채널 MBN에 출연한 그는 “배 안에서 생존자의 신호를 들었다” “해경이 민간 잠수부의 투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해 실종자 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구조에 혼선을 빚었으며 해경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위망이 좁혀오자 경찰에 자수한 그는 “나는 민간 잠수부라고 한 적이 없다. 방송국이 멋대로 한 거다”라고 주장했다. 방송작가가 홍 씨와 통화한 내용을 경찰에 제시하자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그는 민간 잠수부들이 작업 전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는 A4 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증명하는 사진을 작가에게 찍어 보내며 먼저 접촉을 시도한 사실이 밝혀졌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홍 씨는 한때 걸그룹 티아라에서 왕따 당한 화영의 사촌언니를 자처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티아라를 비난하는 글을 여러 건 올렸다. 유명 야구선수들과 사귄다고 SNS에 고백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는 도쿄 거주 교민이라며 “사랑하는 사람이 일본에 있는데 어떻게 나 혼자 살겠다고 하겠느냐”며 MBC와 인터뷰를 했다. 바로 얼마 전에는 층간소음으로 이웃과 다투다 골프채를 휘둘렀다. 이런 종잡을 수 없는 행적에 누리꾼은 까도 까도 끝이 없다는 의미에서 ‘양파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다며 ‘홍길동의 딸’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기행의 절정은 경찰에서 보여준 행적이다. SNS나 주변에서 들은 내용을 직접 겪은 양 얘기하거나 다른 사람의 인생을 훔친 것은 전형적인 망상장애, 그중에서도 연극성 인격장애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주변에 기자들이 있을 때는 눈물을 흘리다가도 기자들이 물러가면 금세 멀쩡해지고 밥도 잘 먹는다고 한다. 그는 삶 자체가 연기이자 연극대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인격장애의 정도에 비추어 교도소보다는 병원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세월호#홍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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