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심진만]‘상품에 존댓말’ 듣기 거북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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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객님. 채널이 150개 나오시고요, 요금은 부가세 포함해서 한 달에 2만6400원 나오세요.”

며칠 전 케이블방송 요금상담을 했을 때 통신사 직원으로부터 들은 답변 내용이다. 그 직원은 말끝마다 ‘나오시고요’ ‘나오세요’라고 존댓말을 사용했다. 듣기가 거북할 정도였다.

이렇게 아무 데나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은 비단 이 업체만이 아니다. 이젠 모든 상담원과 쇼핑센터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옷이나 신발, 고기, 과일에 존대어를 붙인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다. 아마도 존댓말을 사용하면 친절해 보일 것이라는 과잉 친절의식이 이런 어이없는 상황을 만든 것 같다. 이젠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왜곡되고 있는 우리말 사용이 제자리를 찾도록 해야 한다.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배울 때 이런 현상을 먼저 접한다면 과연 우리말을 어떻게 배울까 걱정이 앞선다.

심진만 경기 고양시 덕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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