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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높은 수준’ 출발 韓中 FTA 협상, 2단계가 중요하다

입력 2013-09-09 03:00업데이트 2013-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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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4개월 만에 관세 철폐 범위에 합의해 1단계 협상을 타결했다. 두 나라는 상품 교역 품목을 일반, 민감,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하고, 관세를 없애는 대상인 일반 및 민감 품목을 전체 교역 품목의 90% 수준으로 정했다. 한중(韓中) 양국이 1단계 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함으로써 이르면 11월 시작하는 2단계 협상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한중 FTA가 체결되면 시장 개방으로 피해가 가장 클 국내 농수산물 중 상당수를 관세를 없애지 않는 초민감 품목으로 지정할 수 있을 것으로 한국 정부는 기대한다.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한국산 제품에 준하는 관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등과 FTA를 맺은 ‘FTA 우등생’이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도 FTA를 체결하면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 강국과 FTA를 체결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가 된다. 현재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 인접 나라들하고만 FTA를 맺은 중국으로서도 한국과의 FTA는 득이 된다.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과의 FTA 체결은 경제적 효과 외에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외교, 안보적 효과도 있다.

두 나라가 합의한 개방화율(관세 철폐율) 90%는 한미 FTA나 한-EU FTA의 개방화율(평균 96.3%)보다는 낮지만 중국이 맺은 어떤 FTA보다도 높다. 중국은 당초 80% 수준을 원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높은 수준의 FTA 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뒤 한국 측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했다.

한국과 중국은 ‘협상의 본게임’인 2단계 협상에서 품목별 관세 철폐 기간과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는 초민감 품목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은 농수산물, 중국은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자국의 피해를 줄이려고 노력할 것이다. 개방에 따른 특정 분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힘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양국이 지나치게 자국 이익에만 집착하면 2단계 협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국익과 소비자 이익 증대에 도움이 되는 ‘윈윈(win-win)’의 협상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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