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정치인에게 본분에 충실하라고 한다. 제발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해달라고 한다. 특권을 내려놓고, 겸직하지 말고, 싸우지 말고 정치인으로서 할 일만 제대로 해달라고 한다. 이런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 국회는 국회법을 고쳐 겸직을 금지했고 국회폭력을 보다 강력하게 처벌하도록 만들었으며 헌정회 육성법을 개정해 전직 국회의원에게 지급하던 지원금도 19대 국회의원부터 전면 폐지했다. 참 잘한 일이다. 이제야 국회가 올바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국회의 쇄신 노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정치를 쇄신하면서 지방의회 의원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전국에는 227개 자치단체에 3731명의 지방의원이 있다. 우리나라 정치가 잘되려면 이렇게 많은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쇄신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는 바로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서 지방의원의 겸직 제한을 최소한 국회의원의 수준으로 맞추어야 한다.
이번 국회법 개정으로 국회의원은 국무총리, 국무위원 외의 직은 겸할 수 없게 했다. 다만 공익 목적의 명예직, 다른 법률에서 의원이 임명·위촉되도록 정한 직, 정당법에 따른 정당의 직은 겸할 수 있게 했다. 그 밖에는 겸직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특히, 정당법에 따라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는 교원도 겸할 수 없게 했기 때문에 교수도 겸할 수 없게 했다. 그런데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에 대해 이런 겸직 제한을 하지 않고 있다. 교수가 지방의원을 겸할 수 있고 지방의원이 교수를 겸할 수도 있게 돼 있다.
교수나 정치인은 모두 전문인이다. 아니, 정치인도 전문인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전문 분야가 다른 사람이 양 분야를 겸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잘못이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는 겸직이 제한돼야 한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많은 직을 겸하고 있다. 특히 대학에서 객원교수, 겸임교수, 특임교수, 초빙교수를 겸하는 사례가 많다. 이것이 공익 목적의 명예직인가? 국회의원도, 지방의원도 이런 직을 겸해서는 안 된다. 강의도 맡기지 않으면서 교수 타이틀만 주는 사례도 많다. 대학은 필요하면 그분들을 초청해 특강을 하도록 하면 된다. 교육부도 객원, 겸임, 특임 등 많은 교수의 종류를 단순화하고 정치인들이 교수직을 겸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으면 한다.
지방의원은 우리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분들이다. 지방의원들이 학교운영위원회에 너무 많이 속해 있기 때문에 현장 교육이 정치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국회의원이든 지방의원이든 중요한 임무는 정치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도적인 겸직 제한도 필요하지만 지방의원 스스로가 겸직을 제한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의원의 본분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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