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정은 ‘미사일 모험주의’, 국제 제재 강화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3시 00분


북한이 12일 발사한 ‘은하3호’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임이 분명해졌다. 우리 군은 은하3호 1단 추진체에 장착됐던 길이 7.6m, 직경 2.4m의 산화제통을 서해에서 인양해 정밀 분석했다. 국방부는 어제 “산화제통에 남아있는 산화제를 분석한 결과 맹독성 적연질산으로 드러났다”며 “북한이 은하3호에 노동 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처럼 적연질산을 사용했기 때문에 우주발사체가 아닌 ICBM 개발용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스모킹 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을 확보한 덕분에 북의 ‘인공위성 발사 주장’은 ICBM 개발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군은 지난주 연료통을 포함한 잔해 3점을 추가로 인양했다.

김정은은 21일 “실용위성과 보다 위력한(강력한) 운반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사일 모험주의를 계속하겠다는 선언이며, 북한의 ICBM 도발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의 무기전문가 조슈아 폴락은 1987년부터 2009년까지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확보한 탄도미사일 1200기의 약 40%가 북한산이라는 정보를 공개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도 북한이 이집트 이란 시리아 등에 수백 기의 중단거리 미사일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면 끔찍한 대량살상무기(WMD)가 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WMD 확산 저지 차원에서 다뤄야 할 국제적 안보위협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안보리가 북한을 감싸려는 중국에 밀려 미온적인 대응을 하다가는 지구촌의 위기를 막을 수 없다. 잔해 분석 결과를 안보리에 제공해 북한발(發) 위협의 실체를 중국을 포함한 이사국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친서를 보내 “새로운 시기를 맞아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부단히 발전되고 각 분야에서의 호혜적 협력이 계속 새로운 단계에 올라가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중 협력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북한의 ICBM 저지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북한이 미사일과 핵 개발을 포기할 때까지 시 총서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힘을 모아 효과적인 대북(對北) 제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정은#북한#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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