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천안함 폭침 北 잠수함장 ‘공화국 영웅’ 됐는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8일 03시 00분


북한의 내각 중앙부처 간부 출신 탈북자가 “북한이 2010년 천안함을 침몰시킨 잠수함의 함장 부함장 기관장 갑판장 등 장교 4명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했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연평해전과 대청해전에서 참패한 이후 인민무력부 작전국과 정찰총국의 주도로 치밀하게 보복을 준비했다고 한다. 북한 군수경제위원회 간부로 근무했던 다른 탈북자는 “김정일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에서 가져온 도면으로 1990년대부터 버블제트 어뢰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천안함은 버블제트 어뢰 공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버블제트 어뢰가 없기 때문에 천안함 폭침은 북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전문가들이 포함된 민군(民軍) 국제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피격됐다는 결론을 냈다. 침몰 해역에선 북한산 어뢰추진체가 발견됐다. 사건 4개월 후인 2010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이 동의한 가운데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조차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와 선군정치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인정했다.

우리 사회에는 정부와 국제사회의 일치된 결론에 귀를 막고 의혹을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는 세력이 있다. 한반도평화포럼은 지난달 “‘합리적 의심’을 해소해야 한다”며 천안함 침몰 원인의 재조사를 주장했다. 이 포럼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임동원 정동영 이재정 이종석 씨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백 교수는 “천안함 침몰의 진상에 관해서는 과학과 이성의 검증을 거쳐 합의된 결론이 없다”고 주장한다. 북한 정권이 “우리가 한 짓”이라고 실토하기 전에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투다.

이들 가운데 전직 통일부 장관들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외교 안보 정책의 자문에 응하고 있다. 백 교수는 문 후보와 민주당에 상당한 영향을 행사하는 야권 원로그룹을 이끌고 있다. 문 후보는 천안함 폭침에 대해 “다른 합리적 이유가 제시되지 않는 한 정부의 발표를 존중한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그의 주변에 있는 상당수 인사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국민에게 큰 슬픔과 분노를 안겨준 천안함 폭침이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도구가 돼선 안 된다.
#천안함#북한#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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