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의 의도적 ‘NLL 어선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4일 03시 00분


북한 어선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6차례다. 북한 어선이 NLL 이남 해역에서 한참 조업을 해도 북한 경비정은 지켜보기만 할 뿐 단속을 하지 않았다. 북한군은 이달 12, 14, 15일 어선이 NLL 이남으로 내려올 때는 해안포 기지의 일부 포대를 열었다. 어선을 앞세워 도발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21일에는 남측 민간의 수해지원을 받아들인 직후에 도발을 감행했다. 이날 오전 월드비전 요원들이 개성으로 넘어가 밀가루 500t을 북한에 전달했다. 밀가루는 수해가 심한 안주와 개천의 어린이 2만 명에게 50일 동안 하루 500g씩 제공된다. 북한 어선들의 NLL 침범은 수해물자 전달이 끝날 무렵인 오전 11시 44분 시작됐다. NLL 도발을 앞두고서도 얻어먹을 것은 얻어먹고 보자는 전술이다.

북한 어선들은 우리 해군의 두 차례 경고방송을 무시하고 조업을 계속하다 오후 4시경 경고사격을 하자 퇴각했다. 북 어선의 지속적인 NLL 침범은 기습 도발의 예고일지도 모른다는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서남전선사령부는 22일 “남측이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 어선들에 총포탄 사격을 했다”고 엉뚱한 주장을 하며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전선부대들의 강력한 타격 행동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꽃게철을 맞아 NLL 북방 북한 수역에는 수백 척의 중국과 북한 어선이 조업을 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 어선을 앞세워 NLL을 침범하거나 한중 갈등을 촉발하려는 술책으로 보인다.

북한은 남한의 대선정국을 남남갈등을 부추길 기회로 여기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반통일 대결, 호전적 망동의 5년’이라고 비난하면서 “남조선 인민들은 민족반역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대중적 투쟁에 궐기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선동했다. 우리 국민은 북한의 선전공세와 NLL 침범이 남남 갈등을 노린 꼼수임을 명심하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군(軍)은 21일 북한 어선에 경고사격을 할 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강력한 억제력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을 수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 때처럼 일방적으로 당하는 사태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
#북한#NLL#어선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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