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교조 교사 자녀들도 응시한 학업성취도 평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7일 03시 00분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어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학교에서 실시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 시험에 ‘일제고사’라는 낙인을 찍고 집요하게 반대운동을 폈지만 평가를 거부한 학생은 지난해 190명보다도 줄어든 131명(전북 제외)에 그쳤다. 시험을 안 본 학생들이 이 정도에 불과하다면 6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전교조 교사의 자녀들도 대부분 시험을 봤다는 얘기가 된다.

이 평가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시험이다. 교육 선진국들은 이런 시험을 통해 지역별, 학교별로 학력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교육과정과 정책에 반영한다. 1960년대부터 시행되던 시험을 김대중 정부가 1998년 전체 학생의 1∼3%를 대상으로 한 표집평가로 바꿨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해당 학년 학생 전원이 참가하는 시험으로 복귀했다.

이 시험은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기보다는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의 비율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학생 개인의 점수를 공개하지 않고 ‘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 4개 등급으로 분류해 통보한다. 학력이 처지는 학생들을 일찍 찾아낼수록 다른 학생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쉽다.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렵다. 하지만 전교조는 이 시험이 이명박식 경쟁교육의 상징이며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고 공격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많은 학교로 알려지면 학부모의 불만이 높아지고 학교 평판도 떨어진다. 이 평가를 통해 학교 간 경쟁이 강화된다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전교조의 반대는 교사 편하자고 학생을 방치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평가 결과가 인터넷 사이트인 학교알리미를 통해 공개되면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감소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08년 7.2%에서 2011년엔 2.6%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초등학교 6학년의 기초미달 비율은 0.8%로 목표치(1%)에 도달했다. 대도시와 읍면지역 간 학력 격차도 좁아져 두 지역 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의 차이는 2008년 13.3%포인트에서 2011년 4.1%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학업성취도 평가와 결과 공개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교조는 좌파 교육감의 지원과 전교조 위원장 출신 정진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후원을 등에 업고 이번 평가에 반대하는 정치투쟁을 벌였지만 외면당했다. 전교조가 현장과 동떨어진 헛발질을 계속한다면 고립을 자초할 뿐이다.
#전교조 교사#학업성취도 평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