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14>“신세계를 탈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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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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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복제 시대를 예상한 모습
인간복제 시대를 예상한 모습
광기는 모두가 상식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회의와 의심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비상식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을 염탐하고, 넘겨짚고, 상상해봄으로써 낡은 사고를 전복할 수 있다. 즉, 광기는 사고의 프레임을 뒤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이제껏 억눌려왔던 광기에 대한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것. 아니 그것을 광기, 혹은 비상식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1932년 출간된 올더스 헉슬리의 고전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는 20세기에 쓰인 미래소설 중 가장 탁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곳 신세계에서는 실험실에서 배양된 아기들이 태어난다. 모두에게는 적절한 계급이 부여된다. ‘소마’라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면서 고민이나 불안 없이 일생 동안 늙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간다. 누구와도 자유롭게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 이들에게 ‘사랑’이란 낯선 개념일 뿐이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 ‘실패자’가 등장한다. 감정적 요소에 대한 배양액이 과다 투여된 버나드가 주인공이다. 그는 일반인과 다르게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가 바라본 신세계는 역겨움 그 자체다. 멋진 신세계 사람들이 가진 ‘상식의 눈’을 벗어나자 그곳은 ‘추악한 지옥’에 불과했다. 결국 그는 소마를 배급해 주는 자리에서 정신적인 자유를 외치다가 채찍질을 당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고 만다.

광기가 없는 세상은 안정적이고 평화롭다. 현대사회에 들어 광기는 ‘감금’을 전제하기에, 세상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만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 개인의 생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광기어린 생각이 없는 사람은 차분하고 조용하고 안정적이다. 그의 생각은 ‘상식과 합리’만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이 과연 진실일까. 상식이라고 말하는 것을 거부하는 게 광기인가, 아니면 모두 인정하는 상식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게 광기일까. 물론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우리 안의 또 다른 버나드’다. 비록 버나드는 소설 속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우리의 생각 안에선 또 다른 사고의 틀을 제공해주는 창조적인 지적설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남훈 경제경영 전문작가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투자#인간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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