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일영]‘에코 드라이브’ 생활화로 고유가 시대 위기 넘기자

  • 동아일보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아침에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수많은 선택에 직면한다. ‘무슨 옷을 입을까’ ‘시간이 늦었는데 지하철을 이용할까’.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L당 2300원을 넘어서자 주유소 가기가 두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자동차에 장착하는 연료절감기가 연료소비효율 개선에 효과가 없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고유가를 넘어 초고유가 시대로 부를 만한 치솟는 기름값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효율적 선택은 무엇일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에코 드라이브(Eco-Drive), 즉 경제운전법을 제안한다.

우리 공단은 정부로부터 경제운전교육센터로 지정받아 에코 드라이브라는 경제운전이 연비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들을 발표해 왔다. 경제운전이란 운전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연료비 절감은 물론이고 매연과 사고도 줄이는 경제적이고 안전한 운전방법을 말한다.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우리 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에서 실시한 교육 결과가 말해주는 바는 실로 놀랍다. 경제속도를 준수하고 급정지, 급출발, 급가속을 자제하는 등 경제운전을 실천하면 약 17%의 연비 향상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50km 주행 시 연간 310L의 연료를 절감해 60만 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운전 실천의 첫 번째는 출발할 때 가장 많이 드는 연료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엔진에 무리 없게 천천히 출발하는 것이다. 출발 5초 후 시속 20km 정도에 도달하도록 주행하는 여유 있는 출발습관이 필요하다. 도로 주행 때는 차종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도로에서는 시속 60∼80km, 고속도로에서는 90∼100km의 주행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운전할 때 급가속을 하거나 급제동을 삼가는 것이다. 페달을 서서히 밟으며 자연스럽게 속도를 올리거나 줄이는 것이 연비 향상에 좋다. 급제동을 하면 연료뿐 아니라 타이어나 브레이크패드 등 소모품도 빨리 닳아 기름값 이외의 지출이 커진다.

연비를 높이는 세 번째 방법은 우직하게 차선을 유지하고 넓은 시야로 차량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관성주행을 하는 것이다. 차로 변경이나 추월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급제동과 급가속을 피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연비가 좋아진다.

마지막으로 경제운전 포털사이트(www.ecodriving.kr)에서 에코 드라이브 실천정보를 확인하는 한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방송 등을 통해 당일 운전할 지역의 교통량을 미리 파악해 덜 막히는 경로를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트렁크는 최대한 비우는 게 좋다.

이런 경제운전은 안전운전과 연결돼 교통사고 감소에도 기여한다. 연비를 높이는 선택이 교통사고로부터 개인의 행복과 재산을 지키고, 환경오염 방지와 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까지 줄이는 1석3조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연료 소모를 줄이고, 가정의 안전을 지키며, 우리 사회에도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에코 드라이브. 고유가 시대에 이보다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 있을까.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기고#정일영#교통#에코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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