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친이명박)계 전여옥 의원이 탈당해 국민생각 비례대표 1번으로 옮겼다. 이윤성 허천 의원도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공천이 막바지를 향하면서 공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야권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지분 협상을 통해 연대에 속도를 내는 반면 보수우파 진영의 분열은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이재오 정몽준 홍준표 의원 등 범친이계 중진은 살아남았지만 다수의 친이계 의원은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이에 비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배려’를 받고 있다. 친박 프리미엄이다. 서울 중랑갑에서 친이계 유정현 의원이 친박계 김정 의원에게 여론조사에서 10배 이상 앞서고도 낙천한 것이 대표적이다. 계파 수장만 살려주고 나머지 계보원들은 쳐낼 것이라는 풍문이 빈말이 아닌 모양이다. 당내 일각에선 4월 총선 이후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무혈(無血)입성을 위한 평탄작업이라는 관측도 나돈다.
공천 탈락에 격렬히 반발하는 당사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지역별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지역에 걸쳐 동일한 공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도 있다. 어느 정도 공천 후폭풍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공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내부 소통을 활성화하는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새누리당을 이끄는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친박 진영은 이러한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감정적 보복적 공천을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정몽준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용맹한 사람은 빼놓고 친위대 출신으로만 채우면서 나만 살면 된다고 생각하면 심각한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본인은 공천을 받아놓고 자파(自派) 인사들이 탈락한 뒤에 내뱉는 쓴소리에 힘이 실리겠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보수우파 진영의 둥지는 새누리당밖에 없을 것이라고 친박 진영이 자만하다간 혹독한 실패를 맛볼 수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 파열음으로 인해 지지층의 분열로 표가 갈리거나 기권율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온다. 새누리당이 보수 분열 위기에 안이하게 대응하면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 국면에까지 후유증이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