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日 도쿄도 교원노조 “독도는 일본 땅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9일 03시 00분


일본 도쿄(東京) 도 교직원노동조합은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2년 배포될 도쿄지역 중학교 지리 교과서 4종을 검토한 교원노조의 공식 견해다. 일본 각급 교과서는 모두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하고 있다. 교원노조의 견해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지만 학생을 직접 가르치는 사람들이 양심의 소리를 낸 것은 평가할 만하다.

교원노조는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기록하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식으로 학교에서 교육하면 학생들에게 ‘감정적 내셔널리즘’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20세기 초 극우 내셔널리즘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다대(多大)한 고통을 안겨줬다. 지금까지도 타 국민을 고려하지 않는 내셔널리즘에 바탕을 둔 영토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교원노조가 아프게 지적한 것이다.

“독도는 센카쿠, 쿠릴과는 다르다”고 한 교원노조의 상황인식도 정확하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청일전쟁 때 일본이 점령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은 역사적 연원을 들어 자국 영토라고 맞서고 있다. 쿠릴 열도 최남단 4개 섬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옛 소련이 점령해 현재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독도의 경우 역사문헌상으로 한국의 소유였고 현재 실효적으로도 한국이 지배하고 있는 명백한 한국 땅이다.

도쿄도 교원노조의 견해는 일본 강경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산케이신문의 보도로 알려졌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방해하는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 일본 정부로서는 독도 영유권을 부정한 교원노조의 견해를 못 들은 척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바르게 가르쳐야 미래의 한일관계가 밝아질 수 있다. 2013년부터 사용될 고등학교 교과서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는 일본 정부가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21세기는 동북아시아를 축으로 한 아시아태평양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역내 국가들이 진정으로 화합하고 협력하기 위해서는 불행한 과거사를 청산해야 한다. 독도 문제 해결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때만 되면 집요하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책임은 일본에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도 일본에 달려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