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지원]건설강국 한국서도 녹색주택 보고 싶다

  • Array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강지원 변호사·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대표
강지원 변호사·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대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집! 이런 집이라면 배산임수(背山臨水)에 남향으로 배치된 아름다운 우리 한옥을 연상할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뛰어났다. 사람 사는 집에 자연의 기운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탁월한 발상이었다. 그런 집을 현대건축은 지을 수 없을까? 있다. 그린홈이 그것이다.

그린홈이 주목받고 있다. 화석원료를 거의 쓰지 않는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주택이다. 단열재를 20cm 이상 두껍게 쓴다. 유리창도 두껍게 해 물방울이 맺히지 않게 하고, 틈새도 없앤다. 집 안에서 발생하는 음식 열, 가전제품 열, 사람 열도 재활용한다. 폐열회수환기장치를 달아 나쁜 공기는 내보내고 열은 재활용한다. 유리창 위치도 맞바람이 일도록 배치한다. 유리창을 열어놔도 바람이 들어오지 않고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던 것을 고치기 위해서다. 이처럼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고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화석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주택이 그린홈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에너지 수요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한 그린홈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색시장의 핵심 분야로 녹색건축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의 관심은 미흡했다. 그린홈 주택단지 하나 없고 국민도 그린홈을 구경조차 할 수 없어 인식이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고작해야 정부와 대기업 중심으로 실험주택이 지어져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영국에는 베드제드, 독일에는 프라이부르크 같은 유명한 그린홈 단지가 있다. 우리도 그런 단지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그린홈 실증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잘한 일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그럴수록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실증단지는 실험주택과 달리 실제 주민이 거주하게 된다. 실증단지는 수요자가 그린홈을 체험해 그 필요성과 우수성을 체득할 수 있는 교육장이 된다.

이번 실증단지 조성사업은 이색적인 부분이 있다.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민간기업이 주도해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정부는 엄격한 성능 검증을 통해 그린홈의 우수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민간 주택업계의 그린홈에 대한 관심과 기술 향상을 촉진하고, 그린홈 시장을 조기에 형성하려는 것이다.

공모 기준에서 제시한 실증단지의 에너지 성능 기준은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기술이라면 국내 기술력을 알리고 해외 주택시장 진출을 위한 홍보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예정대로 그린홈 실증단지가 조성된다면 우리나라 그린홈 주택단지의 효시로서 그린홈 주택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건축물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세 대비 31%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신규 주택의 경우 2017년까지 60% 감축을, 2025년 에너지 제로 하우스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세계 각국은 이미 녹색건축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다가오는 환경 위기와 자원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녹색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그린홈은 이제 더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눈앞에 직면한 현실 문제다. 우리가 이를 지체할 경우 외국 주택업체가 우리나라에 그들의 주택을 건설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주택업계는 그린홈 실증단지 조성을 남의 일로 봐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주택업계가 직면한 녹색혁명의 시급한 과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선구적 기업가정신으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당장 수익성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주택업계의 소명이라는 사회적 책임감으로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 또한 그들의 업적과 기술력을 인정하는 시스템을 갖춰 지속적인 사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대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