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아누프 싱]한국, 금리 올려 인플레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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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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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프 싱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
아누프 싱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
경제 대침체 이후 세계 경제의 회복을 주도한 아시아의 경제는 견실한 확장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최근 경제전망(REO)에서 보고한 바와 같이 이 지역은 2010년 8.3% 성장한 이후 2011년과 2012년에는 경제가 약 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 지역의 경제 반등을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처음에는 거시경제 지원 정책과 세계 무역 정상화가 성장을 주도했으나, 2010년에는 자체적 회복이 두드러져서 소비와 투자가 견실하게 증가했다. 선진국의 경제 회복과 역내 무역(주로 중국과의 무역) 활성화에 따라 최근 수개월간 수출이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부양책 거뒀지만 금리 여전히 낮아

한국과 나머지 아시아 지역에 대한 단기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IMF는 한국이 2011년 속도가 감소하고 자체 회복이 강화되는 4.5% 성장, 2012년 더욱 완화되지만 여전히 견실한 4%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 선진국 경제는 2011년에도 지속적으로 회복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고용과 소득을 증가시켜 국내 민간 수요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일본 지진이 아시아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아직 심각하지 않다. IMF는 일본 지진이 한국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한국은 신속하고 자체적인 경제 확장이 진행되고 있어 거시경제 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실제 한국은 재정적 경기부양책을 철회하는 단계에 진입했고, 통화정책 금리를 점차 정상화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금리는 한국 경제의 실제 성장을 잠재 성장과 일치시키고 물가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립’ 수준보다 여전히 훨씬 낮다. 그 결과 국내 수요가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올랐고, 구제역 발생도 물가 인상 압력을 추가로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거시경제 정책으로 삼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여전히 통화정책이다. 이를 통해 한국은행의 목표 이내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증가를 차단하기 위해 더욱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아시아 및 선진국 간 성장 차이는 아시아로의 자본 유입을 촉진할 것이지만 2010년보다는 비율이 낮아질 것이다. 자본 유입이 늘면 한국 등 많은 국가에서 국내 유동성이 과도하게 공급돼 자산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한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다시 급증하면 통화정책을 신속하게 조정하고 환율의 상향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글로벌 경제불안 ‘안전판’ 역할

한국 경제전망과 관련된 위험은 주로 외부 환경에 기인한다. 세계적으로 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의 수출에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수요가 계속 늘면 근원 인플레이션으로 진행될 여지가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상황으로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 전 세계 성장이 둔화되면서 한국 수출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성장이 지체될 수 있다. 선진국, 특히 유럽 국가는 금융과 재정이 여전히 취약하다. 이는 글로벌 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아시아와 한국에 영향을 줄 개연성이 있다. 유로지역 국가 채무 및 은행 부문의 위험으로 자본 유입의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민간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신속하게 긴축 통화정책을 시행하면 이런 위험이 발생할 때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생길 것이다.

아누프 싱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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