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공항 미화원 노귀남 씨, 당신이 영웅입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노귀남 씨(62·여)는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연 2001년 3월부터 이 공항에서 일해 온 용역회사 소속 환경미화원이다. 야간에 화장실 바닥을 청소하고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닦는 그는 항상 최선을 다했다. 여행객이 잃어버린 가방이나 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택배로 보내주기도 했다. 인천공항이 세계공항협회의 세계공항서비스 평가에서 6년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한 데는 노 씨 같은 사람들의 숨은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

이달 개항 10년을 맞은 인천공항의 국제화물 처리 실적은 2009년 231만 t으로 세계 2위, 국제여객 처리 실적은 12위였다. 그해 우리나라 전체 출입국 인원의 72%, 전체 무역액의 24%가 인천공항을 거쳤다. 경제성이 없다는 일각의 우려를 날려버리듯 개항 3년 만인 2004년 흑자로 전환했고 이후 당기순이익을 지속적으로 늘렸다. 2009년에는 2668억 원의 흑자를 올렸다. 각종 국제공항 평가에서도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는다.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으로 자리 잡은 데는 경영진과 정부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노 씨처럼 성실하게 땀 흘리는 ‘보통 사람들’의 공이 컸다. 사회적 지위에 걸맞지 않은 추태를 보이는 지도층 인사들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야말로 이 시대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이다.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인천공항 미화원, 자원봉사자, 세관통관요원, 주차관리요원, 공무원 등 현장 근무자 12명에게 포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동탑산업훈장 서훈자로 결정된 노 씨를 비롯해 훈장, 포장, 대통령 및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사람들은 별로 빛이 나지 않는 곳에서 일해 온 현장 직원과 6급 이하 공무원이다. 상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에게만 돌아간다는 통념을 깬 의미 있는 결정이다.

경부고속도로,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 경부고속철도, 4대강 살리기 같은 주요 국책사업과 마찬가지로 인천공항도 건설 과정에서 적지 않은 반대에 시달렸다. 국토연구원(원장 박양호)이 최근 ‘국책사업 갈등사례 분석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인천공항 사업이 찬반 갈등으로 계속 지연됐다면 각종 편익은커녕 국가적 손실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기존의 성과를 바탕으로 인천공항을 더 경쟁력 있는 국제공항으로 육성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경쟁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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