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입학사정관제 어긴 일부대학 제재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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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정부의 대학 지원이 연구에만 치중돼 있다. 대학 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사진)이 202개 4년제 대학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17대 회장으로 2일 취임했다. 임기는 내년 4월까지.

―학부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대학의 95%는 학부 중심이다. 졸업생의 85%는 취업을 통해 사회로 진출한다. 학부교육이 우수해야 사회에서 환영받고 대학원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본도 기를 수 있다. 그런데 정부의 재정 지원은 교육보다 연구에 치중돼 있다. 연구만 중요시하는 대학은 연구소이지 대학이 아니다. 정부 지원도 교육과 연구에 균형을 이뤄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를 뿌리내리기 위해 필요한 점은….

“신뢰성 확보다. 고등학교와 대학의 긴밀한 유대관계가 필요하다. 이 고교에서 기록한 것은 믿을 만하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대학도 성적에 좌우되지 말고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성적이 조금 나쁘다면 왜 나쁜지, 환경을 참작해서 평가할 수 있도록 대교협 차원에서 권장하겠다.”

―일부 대학이 입학사정관제 규정을 어겼다.

“그런 대학이 몇 개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대교협 윤리위원회에서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앞으로는 규정을 어기는 대학이 나오지 않도록 감독하겠다. 대학이 1, 2등급 더 높은 학생을 뽑으려고 규정까지 어기는 일은 옳지 않다. 잘 뽑는 경쟁보다 잘 가르치는 경쟁을 해야 한다.”

―3불 정책(기여입학제, 본고사, 고교등급제 금지)은….

“지금까지 많이 논의됐지만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고교등급제는 대학이 선발에만 치중하다 보니 자꾸 하려는 것 같다. 기여입학제도 당장 하기에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고사도 마찬가지다.”

―등록금 수준은 어떻다고 보나.

“유럽이나 미국, 일본과 달리 우리 사립대는 정부 지원이 전혀 없다. 사실 학생 처지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등록금이 싸다고는 볼 수 없다. 정부가 사학에 재정을 지원하면 등록금이 낮아질 것 같다. 이 부분은 사립대총장협의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정부가 등록금 인상률을 제한했다.

“학교마다 형편이 다르다. 이미 등록금을 많이 올려둔 대학은 3%가 상당히 크지만 등록금이 낮은 대학은 3%가 크지 않다. 인상률보다는 실제 금액이 중요하다. 정부에서 등록금 제한선을 권장할 때 인상률만 말하지 말고 절대 액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교협이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지적이 있다.

“재정 지원을 미끼로 대학을 통제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학이 재정 지원을 받게 되면 책임도 뒤따른다. 대교협 회장으로서 정부가 뭔가 제시한다면 회원 대학의 의견을 듣고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

김 회장은 “국내 대학의 질적 평가가 낮고 청년실업률이 높은 것은 대학이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을 맞추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기초교양, 전문교육, 학문 간 융합과 소통을 위한 교육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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