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신치영]“한국에 투자를” 뉴욕설명회 간 서울의 외국인 투자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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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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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투자할 만한 곳입니다. 고급 인력도 많고 지정학적 위치도 좋은 서울에 투자를 생각해보십시오.”

23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한 메리엇 호텔에서 서울시와 KOTRA가 주최한 ‘서울 금융산업 투자설명회’. 이날 설명회는 서울국제금융센터를 조성해 2020년까지 아시아의 3대 금융허브로 부상하겠다는 서울시의 야심 찬 계획을 홍보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가 모여 있는 맨해튼에서 개최됐다.

이날 투자설명회는 여느 때와 크게 달랐다. 정부 관료가 나서는 기존 설명회와는 달리 2000년 한국에 진출한 한국맥쿼리금융그룹의 존 워커 회장과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영국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의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 윌리엄 프리먼 AIG글로벌부동산개발 사장 등 한국에서 사업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직접 설득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영업을 해보니 이런 점이 좋더라”며 하나하나 실감나게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금융규제를 적극 완화하는 정부 정책방향과 우수한 인력, 지정학적 위치 등으로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서울은 금융허브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설명회에 나온 씨티은행, 웰스파고, UBS 등 미국과 유럽의 다국적 투자은행과 사모펀드(PEF) 등 금융회사 관계자 70여 명은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에게서 직접 설명을 들으니 설득력도 크고 궁금증도 쉽게 풀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투자환경의 변화, 외국 금융회사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한 참석자가 론스타를 언급하며 “한국은 외국 PEF에 적대적이지 않느냐”고 묻자 워커 행장은 “론스타는 극히 예외적 사례로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날 설명회에 나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워커 회장 등은 KOTRA의 외국투자유치 자문단 회원으로, KOTRA의 요청을 받고 자비를 들여 참석했다. 힐 행장은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으로서도 잠재고객 발굴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흔쾌히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힐 행장의 말대로 20여 년 전에 삼성전자가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처럼 서울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기 힘들다고 볼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치영 뉴욕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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