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조가입률 민간기업은 9%, 공무원은 72%

  • 동아일보

작년 말 노동조합 가입 대상인 6급 이하 공무원 29만9000여 명 가운데 72%인 21만6000여 명이 공무원 노조에 가입했다. 민간 분야의 노조 가입률 8.8%와 비교하면 무려 8배에 이른다. 교사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가입률도 16.6%(추정치)로 두 배나 된다. 법률로 신분과 정년이 보장되고 국민 세금으로 꼬박꼬박 봉급이 지급되는 공무원들이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노조에도 가입하면 쌍권총을 차는 격이다. 비정규직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든 서민에게 ‘신의 아들’처럼 보일 것이다.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가 따르고 노조의 단체행동권이 인정되지 않는 제약이 존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럼에도 공무원 노조는 마치 민간기업의 노조처럼 활동할 권리라도 있는 듯 국민을 호도하고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전공노 민공노 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 노조가 작년에 불법 파업과 폭력 시위를 주도했던 민노총에 가입하고, 그것도 모자라 전교조와 공무원 노조 소속 교사 및 공무원 290여 명이 민주노동당에 가입하거나 당비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을 망각하고 국가의 기본 질서를 흔드는 불법 행위에 대해 정부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공무원 노조가 국민의 공복으로서 기본 책무를 망각하고 불법 행위를 마다하지 않는 반면에 민간 분야에서는 노조가 생산성 향상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생각하는 새로운 노동운동이 싹트고 있다. LG전자 노조는 어제 기업 노조로는 처음으로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선언했다. 노조는 이 선언에서 ‘기업시민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노조의 역할과 사명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환경 보호, 사회적 약자 보호, 윤리경영, 경영혁신 등 4가지 실천 지침을 채택했다.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의 노조가 앞장서고 있으니 공무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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