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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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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부에서도 대통령 취임 초기에 구 정부의 비리를 캐는 사정수사가 늘 있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정의 칼바람이 그치지 않는 이유는 뭔가. 각계 지도층의 구조적 고질적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이 검찰의 사정수사를 통치력 강화를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측면도 있다. 그러면서도 막상 자신들과 주변 비리에 대한 경계와 감시는 소홀히 해 보복의 후환을 남겼다. 정권 초기의 거센 바람만 지나가면 다시 원상으로 되돌아가고, 정권이 바뀌면 또 사정수사가 되풀이된 것이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이런 악순환을 이번엔 반드시 끝장낼 각오를 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말하는 대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사정이 필요한 곳엔 정치적 고려 없이 임기 내내 상시적으로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 임 총장이 최근 ‘표적 사정’ 시비에 대해 “과잉 표적수사 논란이 없도록 절제되고 품격 높은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말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특히 정권은 검찰 수사를 정국 반전카드로 이용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조영주 전 KTF 사장과 교원공제회 사건에서 보듯이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구조적 고질적 비리가 남아 있다. 특히 조 전 사장은 납품기업들로부터 받은 금품 액수가 수십억 원에 이르고 정치권과 거래를 한 흔적이 보인다. 야당인 민주당이 ‘정치 보복’이라고 상투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우물쭈물해선 안 된다. 과거 정권과의 유착 의혹이 있다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아울러 지금의 권력자들은 다음 정권에서 자신들이 사정수사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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