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박형준]취업은 명문대順? 될 사람 따로 있다

  • 입력 2008년 4월 26일 02시 58분


최근 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과 구직 대학생들을 만났다. 올해 상반기(1∼6월) 대기업 공채에 도전하는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면접시험 및 서류전형 합격 요령 등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본보 24일자 A15면 참조
[취업문 이렇게 열자]<上> ‘면접 달인들’의 경험담

▶본보 25일자 A13면 참조
[취업문 이렇게 열자]<下>서류전형 벽을 넘으려면

기자는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포스코건설 면접시험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3명의 면접 경험담을 들으면서 ‘참 많이 준비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삼성전자 관련 신문기사를 제본한 책을 꺼내며) 이 회사와 관련된 내용은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을 겁니다.”(박보람 삼성전자 국내사업부 사원)

“말 한마디보다 입사 전 축적한 다양한 경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이소라 현대중공업 재무팀 사원)

이들은 높은 학점과 영어성적, 직무와 연관된 인턴 경험과 자격증, 그리고 지원 회사에 대한 지식 축적 등 사전 준비가 철저했다.

직장을 구하고 있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7명을 인터뷰했을 때다.

대부분은 ‘명문대 간판이 채용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한 대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열정이 뛰어나고 사회 경험도 풍부하며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있는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뽑는다”며 “이 기준에 맞춰 채용한 결과 명문대 출신들이 그런 자격을 많이 갖췄을 뿐이지, 출신 대학을 보고 사람을 뽑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학 ‘간판’이 일자리를 보장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 채용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었다. 일찍 목표를 세우고, 꼼꼼히 준비하는 것이 취업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얘기도 했다.

명문대 출신이면서 성적이 매우 좋은 사람을 꺼리는 기업도 일부 있다고 한다. 이들은 뽑아놔도 잘 적응을 하지 못하고, 언제든 이직할 가능성이 높아 조직 안정을 위해 아예 처음부터 걸러낸다는 것이다.

지난달 제일기획이 실시한 광고대상 최종 심사에서 만난 경북 포항 한동대 경제경영학부의 한 학생은 이런 말을 했다. “공모전에 13번 참가했는데, 그중 9곳에서 수상했어요. 실력을 입증할 객관적인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만반의 노력을 하고 있는 셈이죠.”

좋은 직장, 원하는 직장 입사는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노력했는지에 상당 부분 달려 있음을 구직자들이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박형준 산업부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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