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배극인]실행만 남은 4대 경제단체장의 처방

  • 입력 2008년 4월 12일 02시 50분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조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들어 사회정치적 분위기가 달라져 이제는 (기업 투자와 관련해) 돈이 나올 분위기가 충분히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이 ‘기업 대 기업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은 ‘나라 대 나라의 경쟁’이라며 국민적 단합도 강조했다.

▶본보 11일자 A1·4면 참조

▶ “투자관련 환경 달라져 돈 나올 분위기 조성돼”

▶ “고용 없는 경쟁 시대 끝나… 이제 투자하면 일자리 생겨”

이에 앞서 동아일보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과도 1월부터 3월까지 잇달아 인터뷰를 했다. ‘10년 만의 정권 교체’에 맞춰 4대 민간 경제단체를 이끄는 수장(首長)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경제단체장들은 이번 연쇄 인터뷰에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권 일각의 반(反)기업 기류로 기업인들이 주눅이 들거나 눈치를 보는 듯한 노무현 정부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 지난해 3월 전경련 회장 취임 후 극도로 ‘언론 노출’을 꺼려오던 조 회장이 처음으로 언론사와의 개별 인터뷰에 응한 것부터가 큰 변화였다.

그러면서도 이들 단체장은 이런저런 주문과 당부를 했다. 특히 법과 원칙의 확립 및 이에 따른 노사관계 변화를 요구했다. 경총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정부는 노조와 부대끼는 것을 피했는데 이는 정부이기를 포기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전경련 조 회장은 “회사는 안 되는데 노조만 잘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규제 완화와 시장경제 교육 강화도 촉구했다. 무역협회 이 회장은 “이전 정부의 패러다임으로는 안 풀렸던 규제 완화가 이명박 정부에서는 가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대한상의 손 회장은 “(반시장적인) 기존 교과서를 가지고 배워야 할 학생들을 생각하면 참 걱정스럽다”고 했다.

시각에 따라서는 ‘기업 논리’가 강한 민간 경제단체장들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어설픈 좌파 이념과 독선적 아마추어리즘의 결합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크게 떨어뜨린 점을 감안하면 경청할 대목이 많았다.

총선이 끝나면서 새 정부는 본격적인 국정(國政)개혁에 착수하는 분위기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이번 인터뷰에서 강조한 내용들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한번 곱씹어봤으면 한다.

배극인 산업부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