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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9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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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엔 수요가 큰 중대형 규모를 줄이고 서민을 위한 중소형 주택을 짓겠다고 하는 바람에 서울 강남의 경우 40평형대 이상 주택 가격을 치솟게 했다.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시작한 판교신도시가 오히려 강남, 성남시 분당 일대는 물론이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된 것이다. 판교신도시 분양가는 평당 1800만 원으로 인근 분당의 실거래가와 비슷해 폭등한 아파트 가격을 공인(公認)해 준 꼴이 돼 버렸다.
올해 공기업이 분양한 수도권 아파트 공급 가격은 작년보다 86.3%가 인상됐다. 수도 이전, 혁신도시 등 마구잡이 개발정책으로 천문학적인 수용 보상금이 풀려 나갔고 이 돈이 부동자금화(浮動資金化)해 다시 수도권으로 흘러들어 와 땅값 집값을 올려놓은 것이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금 상승은 지방 대도시로 번져 나가고 있다. 집주인들이 보유세 상승분을 전세금과 월세에 전가(轉嫁)하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이다. 주택을 사려던 사람들이 높은 보유세 부담 때문에 구입을 미뤄 전월세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 거들고 있다.
결국 강남 집값 잡기는 실패하고, ‘오발탄 정책’의 부작용으로 집 없는 서민만 더 어려워졌다. 작년까지 25만9000채를 짓겠다는 국민주택 임대사업의 완공 실적은 709채에 불과하다. 건설 계획이 실질적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빈곤 계층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부의 얼치기 이념형 대책은 시장의 역풍(逆風)을 맞아 총체적 실패를 불렀다. 참담한 결과를 만들어 놓고도 부동산 대책 관련 부처 공무원들은 ‘잘했다’고 훈장을 가불(假拂)해 나누어 가졌다. 서민과 중산층이 울고 있는데도 정부는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서 잘못 들여놓은 발을 뺄 생각도 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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