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숙대령 가족 인터뷰]"고생 많으셨는데 잘 됐네요"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45분


“정말… 입니까? 감사, 감사합니다.”

국군 창설 53년 만에 처음으로 배출된 여성 장군으로 양승숙(梁承淑·국군간호사관학교 간호병과장) 대령이 선택됐다는 소식을 들은 남편 이병웅(李炳雄·56) 충남 교육청 장학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몇 번이나 되물었다.

전남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던 양 대령과 광주 31사단 사병으로 근무하던 이 장학관은 주위의 소개로 만나 3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슬하에 딸 둘.

숙명여대 대학원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첫 딸 이지연씨(27)는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엄마가 고생 많이 하셨는데 너무 잘 됐네요”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매우 밝은 성격의 양 대령은 주위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좋다고. 이 장학사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 장학사들은 “부부 동반으로 회식자리에 나가면 양 대령이 말 솜씨, 노래 솜씨로 좌중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양 대령의 18번은 가곡 비목. 노래 솜씨는 ‘전율할 정도’로 놀랍다는 평이다.

음식 솜씨 또한 상당하다. 이 장학사는 “한국음식이면 못하는 것이 없지만 특히 김치를 잘 담근다”며 “기자분도 꼭 한번 드셔봐야 한다”고 초대의사까지 밝혔다.

양 대령은 딸 6공주 집안의 셋째딸.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사일을 하는 둘째 언니를 제외하고는 모두 커리어우먼. “특별히 교육열이 높은 부모를 두었다”는 것이 이 장학사의 평이다.

첫째는 대전간호전문대 교수로 재직중이며 넷째도 대학에 강의를 나가면서 복지사업을 하고 있다. 다섯째는 성악과를 졸업하고 중부대에서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다. 막내는 충남대 대학병원 의사.

“부인이 직업군인이라 남편으로서 고생이 심했겠다”는 질문에 이 장학사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대전에 ‘베이스캠프’를 두고 육아나 교육문제를 도와주었다”며 “부담 없이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것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현재 서울에 있는 큰딸을 제외한 세 사람은 계룡대 옆 장교관사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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