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은키모임 여름캠프 열고 "세상 밖으로"

  • 입력 2001년 8월 15일 18시 26분


“키가 작다는 이유로 받았던 온갖 멸시와 편견을 꼭 이겨낼 겁니다.”

‘한국작은키모임(LPK·Little People of Korea)’회원과 후원자 200여명은 15, 16일 경북 경산시 대구대에 모여 우애를 다지고 세상의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여름캠프를 갖는다.

LPK 회장은 키 120㎝인 황회동(黃澮東·40)씨가 맡고 있다. 황씨의 동생 3명도 모두 의학적으로 왜소증(연골무형성증) 환자다.

“키가 작은 게 무슨 죄입니까.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들, 괜히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뭘 제대로 하겠느냐며 깔보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들은 절망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세상 앞에 떳떳하게 나설 겁니다. 세상 사람들도 우리를 키가 좀 작은 친구들로 생각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LPK는 지난해 12월 황 회장 등 몇 명이 앞장서서 결성했다. 왜소증 수술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경상대병원 송해룡 교수(정형외과)도 참여했다. 송 교수는 지난해 황 회장의 막내동생 정영씨에게 무료 뼈수술을 해준 인연으로 이들과 만나 LPK 활동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정영씨는 올해 대구대 재활과학과에 입학했다.

“지난달 미국의 왜소증 환자모임(LPA)에 다녀왔습니다. 왜소증 환자와 의사, 자원봉사자 등 1만여명이 모여 토론과 운동을 하면서 축제를 열더군요. 해마다 하는 행사인데 정말 부러웠습니다. 작은 키는 장애나 결함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키보다 조금 차이가 날 뿐이라는 분위기였어요. 우리나라에 왜소증 환자는 현재 2000여명으로 추정되는데 세상의 거부감이 두려워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아요.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더군요.”

LPK 회원으로 등록한 왜소증 환자는 현재 50명. 후원회원으로 이들을 돕는 사람도 50여명이다. 후원회장은 아주대병원 김현주 교수(유전학클리닉). LPK홈페이지(www.lpk.co.kr)용 컴퓨터는 남해병원 장명세 원장이 마련해줬다. 황 회장은 대구시내 안경테 제조공장에서 일하고, 동생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무용극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대구〓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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