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임좌순 신임]"정책대결 분위기 조성에 최선"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9시 00분


27일 선거관리 실무총책임자로 취임한 임좌순(任左淳)신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에 대해 선관위 직원들은 “선관위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부른다. 68년 선관위에 발을 들여놓은 뒤 30여년 동안 선관위 위상과 기틀을 세우는 데 앞장섰다는 것이다.

임총장은 “지방선거 대통령선거 교육위원선거가 집중된 2002년을 앞두고 벌써부터 긴장감이 앞선다”며 “책임이 무겁다”고 말했다. 여느 해 지방선거와 달리 2002년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 될 수밖에 없어 일찍부터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였다.

그는 “진정한 선거혁명은 유권자의 손에 달려있다”고 특히 강조했다. “정치인들은 선거에 모든 것을 걸고 나오는 만큼 법을 어겨서라도 이기고 싶어하는 욕구를 갖고 있어 이를 막기는 참 어렵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의 그릇된 요구에 조금만 응하지 않으면 선거문화는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임총장은 제도적으로 고칠 점에 대한 물음에 “지난 총선에서 납세 병역문제 등 개인의 약점을 놓고 극심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판을 쳤는데 어떻게 하면 정책대결, 정당간 대결로 유도할 것인지가 최우선 과제”라고 답했다.그의 선거관리에 대한 열정은 세계 어느 나라의 선거제도라도 질문만 던지면 막히는 데가 없이 답하는 해박한 지식에서 잘 나타난다. 중앙선관위 지도과장 때부터 이름도 잘 모르는 작은 나라라도 선거 관련기사가 보도되면 당장 이를 스크랩해 대사관에 문의도 하고 도서관을 뒤져 자료를 축적했던 것은 그에 얽힌 유명한 일화다.94년 중앙선관위 선거국장으로 있을 때에는 정치권과 수개월에 걸친 ‘밀고 당기기’ 끝에 통합선거법을 제정토록 했다. 그 때의 탁월한 조정역할 때문에 지금도 그를 아는 여야 정치인들은 “선거업무에 정통한 실무가를 넘어서서 정치적 감각도 뛰어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임총장도 “통합선거법 제정으로 우리 선거분위기가 크게 바뀌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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