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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5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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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노조가 파업하겠다고 했을 때 국민은 제발 전기끊기는 일이 없기를 바랐고, 노사가 원만하게 해결해 주기를 기대했다. 그렇게 긴장하면서 기원하기를 3세번. 다행히 파업은 철회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런데 이게 다 짜고 그런 것이라니…. '이면계약서'로 보이는 문건이 카메라에 잡혔고, 그 내용 속엔 자회사로 옮기는 직원의 임금을 15% 올리고 성과금을 120% 지급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었다. 노사의 파업철회 발표문엔 없던 것들이다.
지금 국민은 살을 도려내는 구조조정기를 견뎌내고 있다.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공기업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런 상황에서 공기업 노사의 '이면 계약'은 배신을 넘어 분노를 안겨줄 만하다.
한전이 민영화되면 뭐가 달라질까. 그때까지도 구태가 안 바뀐다면, 풍차 발전기라도 마련해야 할 것인가.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