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개발 기술자 김동규씨, 외곽순환로 시공맡아

입력 2000-09-07 18:35수정 2009-09-22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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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서만 23년째 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언뜻 광부나 도굴꾼이 연상되지만 어엿한 대기업 상무다.

LG건설 토목사업부 김동규(金東圭·54)상무. 그는 지하공간 개발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꼽히는 기술자로 평가받는다. 78년 건설업계에 몸담은 이래 지하 현장에서만 일해왔다.

그가 5일 준공한 LG칼텍스가스 인천 액화석유가스(LPG) 해저비축기지 건설공사를 끝으로 23년 ‘지하 인생’을 마치게 됐다. 10월 서울외곽순환도로 시공단장을 맡아 땅 위 공사 현장에 처음 나선다.

“어둠과 흙냄새가 오히려 정겨워 지하현장을 떠나기가 시원 섭섭합니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것은 지하만의 장점이지요.”

68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병대 소령으로 근무하다 78년 건설업체에 입사했다. 지하 공사는 위험하고 근무여건도 나빠 당시 지원자가 아무도 없었으나 그는 군인정신으로 지원, 이후 23년 동안 지하생활을 하게 됐다.

국내 첫 에너지 지하 저장기지인 여수 LGP인수기지와 여수 원유비축기지 등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대형 지하공사가 거의 없을 정도다.

어려운 일도 많았다. 지하 에너지 저장시설이 오지에 있는 까닭에 주말부부는 기본이었다. 탁한 공기에다 사고 위험은 늘 따라다녔다.

어린 딸이 “아빠는 왜 지하에서만 일해?” 하고 투정할 때는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지금은 어른이 된 딸이 아빠를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

김상무는 “지하공간 개발은 환경, 국토이용, 안전 등 모든 부분에서 국내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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