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후보등 3명 청문회]참고인 단 1명…부실우려

  • 입력 2000년 9월 4일 18시 55분


5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인 윤영철(尹永哲)헌법재판소장 및 권성(權誠) 김효종(金曉鍾)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여야의 정쟁으로 준비기간이 짧았던데다 뚜렷한 쟁점이 부각되지 않아 통과의례에 그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다만 대통령이 지명한 윤영철 후보의 경우 삼성의 상임법률고문으로 있으면서 월 30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급여를 받은 사실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쟁점화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참여연대측은 “통상 고문료는 월 100만원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특정재벌과 특수관계에 있던 사람이 헌법재판소장이 될 경우 재벌과 관련된 판결 등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윤후보가 변호사 개업을 한 93년 이후 재산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증여세 소득세 등을 제대로 냈는지 여부 등을 따질 예정이다.

권성 후보에 관한 한 한나라당은 “별로 검증할 것이 없는 분”이라며 칭찬일색이다. 한나라당 추천케이스이기 때문. 그러나 권후보가 내란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에 대한 항소심재판에서 이들의 형을 경감한 사유 등에 대해서는 한번 짚고 넘어갈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특위위원인 한명숙(韓明淑)의원은 “권후보가 97년 대선 때 특정후보 지지발언을 한 의혹과 관련해 제보가 접수돼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공동 추천한 김효종 후보는 검증의 강도가 한결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후보가 부양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모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으면서도, 연말 세금정산 때는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올려 혜택을 받는 등 이중잣대를 적용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특위 위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특위의 여야 의원들은 후보자들의 헌법이론에 대한 식견과 도덕성, 그리고 사형제도와 인간복제에 대한 견해 등을 두루 검증하겠다고 벼르지만, 실제로는 참고인을 1명만 선정하는 등 준비가 소홀한 상황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헌법재판소 재판소장 및 재판관 인사청문회 예상 쟁점
성명예상쟁점비고
윤영철
헌법재판소장후보
삼성에서 2년간 재직하며 7억1000만원의 소득을 올린 배경. 특정재벌 출신인 점과 관련한 노동문제 등 편파성 시비대통령추천
93년 변호사 개업 후 올해까지 재산이 15억여원 늘고, 부인명의 재산도 6억여원 증가한 경위와 성실납세 여부
김장리합동법률사무소 대표라면서 사업소득은 윤영철법률사무소로 신고한 이유(절세수단 여부)
권 성
헌법재판관후보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의 형량을 항소심에서 경감한 사유국회추천
(한나라당)
이완용의 증손자가 낸 토지소유권 소송에서 이완용의 증손자에게 승소판결을 내린 이유
김효종
헌법재판관후보
송자 전교육부장관의 이중국적 문제와 관련, 93년 당시 문제될 게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배경국회추천
(여야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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