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 저생각]이다 도시/남아선호 풍습

  • 입력 1997년 2월 25일 20시 13분


요즘 임신 8개월째라서 아기에 대한 생각과 양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 또 이 주제에 대해서 프랑스와 한국문화 사이에는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내가 자주 듣는 말중에서 『두꺼비같은 아들 낳으세요』라는 말이 있다. 왜 귀여운 딸을 낳으면 안될까. 한국인들의 설명은 아들을 낳아야 가족혈통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금세기 초까지 유럽에서도 그랬다. 더구나 프랑스에서는 결혼하면 아내가 남편 성(姓)을 따르기 때문에 아들이 존재하는한 그 성은 계속 이어질 수 있었고 이때문에 적어도 하나는 아들을 낳아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결혼해도 아내가 원하기만 하면 성을 안바꿔도 되므로 아들 딸 구별하지 않고 아기를 낳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자가 결혼한 뒤 성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예부터 아들을 선호하는 풍습이 너무 강한 것 같다. 더구나 요즘은 의학기술의 발달로 아기의 성(性)을 낳기 전에 알 수 있어서 딸보다 아들이 훨씬 많다. 내가 듣기엔 옛날부터 아들을 꼭 낳으려는 이상한 방법도 여러가지 있었다고 한다. 아들을 계속 못낳으면 남편한테서 뿐만 아니라 시부모한테서도 많은 구박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아들을 못낳는 게 일차적으로 여자의 잘못이 아닌데 왜 여자들만 고생하는 것일까. 여자의 염색체는 XX로 한가지밖에 없는데 반해 남자는 XY이므로 남자가 X를 주면 예쁜 딸을 낳고 Y를 주면 귀여운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여자가 남자에게 Y를 달라고 할 수 있는가. 한국언니들, 옛날부터 구박 괜히 받으셨어요. 엉터리 생각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어요. 앞으로 한국여성분들, 아들 낳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아들 딸 구별없이 웃으면서 아기 낳으세요. 그리고 남편이 꼭 아들을 원하면 앞으로 남편들한테 힘 좀 내고 알아서 하라고 하세요. 이다 도시(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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