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룸서 별도 식사…환담 속 논의 내용 주목
‘옥류관 후보 부지 시찰’ 가능성에 이재명 지사 “다음 기회에”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방남단은 15일 방남 이틀 째 마지막 일정인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참석했다. 이들은 별도로 마련된 VIP실에서 식사를 가졌다.
만찬은 북측 방남단의 숙소인 고양시 앰블 호텔 내 중식당 ‘죽림’에서 열렸다. 당초 오후 6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고령의 리 부위원장이 이날 강행군 경제 시찰을 소화하며 지친 탓인지 예정된 시각보다 35분 늦게 만찬장에 나타났다.
리 부위원장은 미소를 띠었으나 다소 피곤한 기색으로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만찬장에 들어섰다. ‘오늘 경기도 일대 둘러본 소감은 어떤가’ 등 취재진에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화영 부지사는 “리 부위원장이 오늘 강행군을 소화한 탓에 조금 쉬다 내려오셨다”라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과 이 지사 일행은 이날 화성 소재 농업기술원 방문 후 만찬 시작 예정시간인 6시가 다 돼서야 호텔에 도착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만찬에서 양측은 구체적인 협력 사업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환담을 나눴다. 경기도와의 경제 협력 안건에 대한 가벼운 의견 교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방북 논의가 진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만찬 도중 북측 방남단이 16일 오전 경기도가 유치를 추진 중인 평양 옥류관 남측 1호점 분점의 후보 부지를 보러 갈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옥류관 예정지 등 세부적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는 걸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화영 부지사 역시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북측 방남단이) 옥류관 부지를 보러 갈 계획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지사는 북측 방남단이 이날 경기도 일대 경제 시찰을 가진 것과 관련해 “북측 인사들이 산업, 경제, 농업, 등 남북 간 교류협력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라며 “하루 종일 같이 다녀본 결과는 교류협력의 확대는 물론 빠른 진척을 원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특히 리 부위원장이 판교 제2테크노밸리 경제 시찰에서 자율주행차를 시승한 것에 대해 ‘민족의 저력을 보여준 거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리 부위원장이 그런(자율주행차) 기술을 북에도 도입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느냐’라는 질문에 “지금 실질적 교류협력이 돼야 하는데 제재국면 때문에 아쉬워하는 분위기였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이해찬 대표는 만찬 후 리 부위원장의 숙소에서 배석자 없는 면담을 가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논의가 정체된 남북 국회회담에 대한 의견을 이 대표가 리 부위원장에 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 대표는 면담 후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그런(국회회담) 이야기는 없었다. 그건 내가 하는 일이 아니고 문희상 국회의장이 하는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야기는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리 부위원장을 비롯한 방남단은 이날 2시간의 만찬을 끝으로 방남 이틀 째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16일 오후에는 이번 방남의 공식 목적이었던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학술회의에 참석한다. 이후 환송 만찬을 끝으로 사실상 방남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서울·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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