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빙속 황제다” 크라머르 3연속 포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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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m 올림픽 신기록 금메달… 이승훈도 역주했지만 5위 만족
美18세 스노보더 제라드, 깜짝 금
스웨덴 여자 크로스컨트리 칼라, 비에르겐 3연패 막고 대회 첫 금

역시 빙속 황제였다.

스벤 크라머르(32·네덜란드)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3연패를 기록했다.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6분09초76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의 대회 첫 금메달로 이 종목 3회 연속 우승을 완성했다. 개인 통산 4번째 올림픽 금메달.

이날 10조 인코스에서 경기를 펼친 크라머르는 28초98대를 기록한 200∼600m 구간을 제외하고 모든 구간 랩타임을 29초대로 유지한 끝에 자신이 세웠던 올림픽 기록(6분10초76)을 갈아 치웠다. 황제의 압도적인 레이스에 네덜란드 팬은 물론 한국 팬들도 환호를 보냈다. 크라머르는 “이번 금메달은 나에게 특별하다. 4년마다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한국 장거리 간판 이승훈(30)은 자신의 시즌 최고인 6분14초15의 기록으로 5위를 차지했다. 주종목인 매스스타트를 앞두고 절정의 컨디션을 보인 이승훈은 “6분 15, 16초대를 목표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스퍼트가 생각보다 잘됐다”며 스스로의 레이스에 90점을 줬다.

역대 최대 규모의 겨울올림픽 선수단을 파견한 미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은 겁 없는 18세 소년이었다. 레드먼드 제라드(미국)는 11일 휘닉스 스노월드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 형들을 모두 제치고 깜짝 ‘소년 급제’를 거뒀다. 올림픽 스노보드 종목에서 나온 역대 최연소 금메달 기록이다.

미국 슬로프스타일 선수단 중 막내인 그는 성적 역순으로 출발하는 결선에서 8번째(예선 1조 3위)로 경기에 나서 1, 2차 시기에서 모두 실수를 범해 메달권과는 거리가 먼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3차 시기에서 모든 기물과 점프요소를 완벽하게 해내 87.16점을 받아 순식간에 형들을 모두 밀어냈다.

제라드가 매끄럽게 기물을 통과해 마지막 세 번째 점프 요소인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440까지 시원하게 성공시키자 피니시 라인에서 성조기, 제라드의 얼굴 마스크를 들고 응원을 벌이던 그의 팬클럽의 함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제라드는 “모두들 내가 금메달을 따서 꽤 놀라셨을 거다. 저는 그냥 재밌게, 마지막 점프까지 꼭 다 착지하자는 마음뿐이었다”며 웃었다.

7남매 중 여섯째인 그는 요즘도 그 어떤 월드컵 대회보다 형과 함께 콜로라도 집 뒷마당에 만들어 놓은 놀이터에서 노는 걸 가장 좋아하는 소년이다. 그는 “때론 가족이 너무 많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지금도 여기에 다 같이 와서 너무 좋다. 가족들은 뭔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법이 없다. 그래서 같이 있으면 나도 전혀 긴장을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예선 1조, 2조 1위 캐나다의 맥스 패럿(24·86점)과 마크 맥모리스(25·85.20점)가 은, 동메달을 가져갔다. 세 선수는 21일 올림픽 첫선을 보이는 스노보드 빅에어에서 또 한번 금메달을 다툰다.

대회 첫 금메달은 스웨덴의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키 대표 샬로테 칼라(31)에게 돌아갔다. 칼라는 10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여자 크로스컨트리 15km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40분 44초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칼라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이 종목에 출전해 ‘크로스컨트리 여제’ 마리트 비에르겐(38·노르웨이)에게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평창에서는 비에르겐(40분 52초)에게 설욕하며 자신의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각각 3개의 금메달을 땄던 비에르겐은 3관왕 3연패가 무산됐다. 겨울올림픽 여자 선수 최다 메달 기록을 갖고 있는 비에르겐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메달 기록을 11개(금6·은4·동1)로 늘렸다. 한국 선수 중에서 이 종목에 유일하게 출전한 이채원(37)은 완주한 60명 중 57위(46분 44초)에 이름을 올렸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평창=임보미·정성택 기자
#평창 겨울올림픽#스벤 크라머르#스피드스케이팅 5000m 3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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