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컵-PGA 10년 동행 ‘성공적인 첫걸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4일 05시 45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국내 첫 PGA 투어 대회 CJ컵이 남긴 것

3만5000여명 관중 동원…흥행 성공
한국남자골프 부흥 마중물 역할 기대
PGA 부사장 “스타들 참가 전폭 지원”


준비기간 3년, 투입예산 200억원. 한국골프 역사상 최대규모로 펼쳐진 CJ컵@나인브릿지가 최종라운드 2차 연장의 명승부 끝에 22일 막을 내렸다.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역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규모만큼이나 숱한 화젯거리를 남겼다. 초대 CJ컵이 남긴 수확은 무엇이고, 또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될까.

첫 번째 소득은 역시 흥행 성공이었다. 사실 주최 측은 개막을 앞두고 갤러리들이 얼마나 올지 걱정이 많았다. 대회장소가 수도권에서 먼 제주특별자치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걱정은 기우였다. CJ컵은 4라운드 동안 3만5000여 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목표치로 내세운 4만 명에 근접함으로써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작성했다.

초대 대회의 성공적인 출발에 가장 만족한 곳은 PGA 투어다. 말레이시아(CIMB 클래식)와 중국(WGC HSBC 챔피언십)에 이어 한국에서도 흥행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PGA 투어는 최근 아시아 대륙으로 눈길을 돌렸다. 특히 특급선수들이 출전을 꺼리는 연말기간을 활용해 대회개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국가 주최로는 3번째 정규대회였던 CJ컵이 명승부와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 PGA 투어가 추진해온 동방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한국골프로서도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침체기에 빠졌던 남자골프가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생겼다. 이러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국내선수들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최경주를 시작으로 김경태, 최진호, 김민휘, 노승열 등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스타플레이어들이 모두 CJ컵에 출전해 팬들을 모았다. 이들 모두 당장의 성적보단 남자골프의 부흥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CJ컵은 올해 대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10년간 PGA 투어와 동행한다. 다음 대회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해외스타들의 참가가 절실하다. 이번 대회에선 조던 스피스를 비롯해 더스틴 존슨, 마쓰야마 히데키 등 주요선수들이 불참했다. 현장을 찾은 PGA 투어 타이 보타우 부사장은 “초대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미국으로 돌아가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더 많은 스타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PGA 투어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인 CJ그룹 관계자 역시 “좋은 대회는 곧 좋은 선수들이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해 선수와 갤러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회로 가꾸어나가겠다”고 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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