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150년의 3000만원짜리 향나무, 100만원에 팔아 넘긴 4인조

마을 주민들이 애지중지하는 향나무를 훔친 4인조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26일 수령(樹齡) 150년의 향나무를 조경업자에게 넘기고 100만 원을 챙긴 혐의(특수절도)로 한모 씨(51·노동)와 김모 씨(52·무직)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또 이들에게서 소개받은 향나무를 캐내 보관한 조경업자 이모 씨(61)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4명은 지난달 13일 오후 9시경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이명마을의 우물 옆에 있던 높이 2m, 지름 40㎝의 조선향나무(진백)를 캐내 충북 제천 이 씨의 농장에 심어둔 혐의다. 한 씨와 김 씨는 이 마을에 아무 연고가 없으면서도 나무를 수집하러 다닌 이 씨 등에게 소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명마을은 장수 노인 20여 명이 사는 작은 동네로 향나무는 마을 공동소유다. 조경업계에서는 이 향나무를 몇 년간 잘 다듬으면 2000만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나무가 얼마나 오래 된 것인지는 정확한 평가를 거쳐야 한다”며 “하지만 마을 주민들과 오랫동안 함께 해온 가치가 더 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