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찾은 유커의 ‘변심’? 백화점 매출 부진…편의점은 활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2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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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변심.'

지난해 일본 백화점의 매출이 36년 만에 6조 엔(약 61조200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21일 전했다. '바쿠가이(暴買い)'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백화점 물건을 싹쓸이하던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 패턴이 바뀐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백화점 234곳의 매출은 5조9780억 엔(약 61조 원)으로 전년 대비 3.2% 줄었다. 백화점 매출이 6조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80년 이후 36년 만이라고 한다. 매출이 가장 높았던 1991년 9조7130억 엔(약 99조1000억 원)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비싼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쇼핑하던 중국인 관광객의 '변심'을 백화점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NHK는 "외국인 여행자의 쇼핑이 고급 시계 등 고가의 물품에서 화장품 등 비교적 가격이 싼 것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따른 소비심리 침체도 매출 하락의 요인 중 하나다.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백화점 대신 쇼핑센터나 할인마트로 몰리면서 문을 닫는 백화점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32년 동안 '쇼핑 1번지' 긴자를 대표하던 명소 중 하나인 쁘렝땅백화점이 문을 닫아 주변에 충격을 줬다.

백화점과 대조적으로 일본의 편의점 매출은 계속 증가세다. 일본 프랜차이즈체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10조5722억 엔(약 107조8000억 원)으로 12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고령자와 일하는 여성의 증가로 도시락과 냉동식품, 계산대 옆에서 판매하는 튀임 등이 호조였다"고 전했다. 커피, 샐러드 등 다양한 상품에서 영역을 확대한 것도 매출 증대 요인으로 꼽힌다. 편의점 점포 수도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1497개나 늘어 5만4501개가 됐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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