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셔먼 “한중일 과거사 논쟁 실망스럽다” 외교 파장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일 2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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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과거사 논쟁이 실망스럽다”고 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과 관련한 외교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역사 왜곡 움직임을 지적한 한국과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뉘앙스 때문이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셔먼 차관의 발언에 대해 가볍지 않게 보고 있다. 엄중함을 갖고 이 문제를 다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셔먼 차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과거에 밝혀온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는 것을 1차적으로 확인했다”며 “좀더 구체적인 미국의 입장에 대해서는 (조만간) 한미간에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차관은 “미국 측에서 하루 이틀 사이에 구체적 답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도 역사문제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어서 일본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은 “그냥 적당하게 외교적 답변을 듣고 넘어갈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따졌다.

외교부는 셔먼 차관의 발언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과거사 문제에 대한 미국의 기조가 변하지 않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셔먼 차관이 일본에 과거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것을 “도발”로 표현하는 등 발언 수위가 과거와 다른데도 외교부가 “미국은 변하지 않았다”는 안일한 자세로 대응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셔먼 장관은 미국의 양자외교를 책임지고 있는 인사다.

미국 정부 내에서 과거사 문제의 본질보다 한미일 동맹 회복을 위한 한일관계 개선에 무게를 둬왔음에도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과거사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셔먼 차관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워싱턴 싱크탱크인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가 개최한 ‘미 정부의 동북아 정책’ 세미나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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