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反부패 드라이브에… 전국인대 대표 1년새 34명 퇴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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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협-5일 전국인대 관전 포인트
정협 위원 13명도 자격상실… 2015년 성장률은 7% 내외 제시할듯
전국인대 2983명-정협 2232명 집결… 중앙-지방기관 업무 사실상 중단

매년 3월 3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 각 소수민족의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위원들이 모여들면 마치 ‘소수민족 의상 패션쇼’를 방불케 한다. 중국의 한 해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는 3일 정협 개막식과 5일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가 열리면서 시작된다. 약 10일간 열린다.

○ 반부패 조치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등 관심

지난 1년간 각종 비리 혐의로 파면 또는 해임된 전국인대 대표는 34명에 이른다. 한 해 기준으로 1949년 공산당 집권 이후 최대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일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도한 반부패 드라이브로 퇴출된 사람 중에 국민의 대표들도 다수 포함된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체포된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이 정협 부주석 직위를 최근 박탈당한 것처럼 정협 위원 13명도 기율 및 법률 위반 등으로 자격을 상실했다. 지난 2년간 퇴출된 양회 대표 수는 앞서 11기 전국인대 5년간 낙마한 대표 수보다 많다고 신징(新京)보는 전했다. 지난해 양회 때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처벌을 예고하는 발표가 나온 것만큼 올해는 어떤 거물 인사의 낙마 소식이 나올지 주목된다.

양회 개막을 며칠 앞둔 지난달 28일 중국 정부가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5일 발표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목표치 7.5%를 제시했으나 7.4%에 그쳤다. 중국은 ‘중저속 안정 성장’인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를 주창하며 ‘바오치(保七·7%대 성장률 유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시진핑 정부의 대외 경제 전략의 핵심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는 이 같은 경제상황 돌파구의 하나로 나왔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영토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국방예산이 얼마만큼 증액될지도 관심사다.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3년 연속 떨어지다 지난해 12.2%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본은 올해 사상 최대의 방위예산을 편성했다.

○ ‘중국적인’ 양회 구성과 운영 그리고 풍속도

13억 인구인 중국은 국민 대표 수도 매머드급이다. 지난해 선출된 전국인대 대표는 2983명, 정협 위원은 2232명으로 합치면 5215명에 이른다.

2014년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3억6700만 명. 인구 비례로 보면 26만2100여 명당 한 명꼴이다. 이는 미국 58만8700여 명당 한 명(상하원 535명 기준)보다는 많지만 러시아 22만5700여 명당 한 명(상원과 하원인 국가두마 포함 638명)보다는 적다.

대표 수도 많고 짧은 기간 한자리에 모이는 데다 대표나 위원을 수행하는 직원, 이들을 만나기 위한 기업인 등까지 몰려 양회 기간 베이징에는 수만 명이 운집한다. 양회를 취재하기 위해 등록한 내외신 기자도 3000여 명이다. 중앙과 지방의 주요 국가기관 고위 관리들이 양회 회의에 참석하다 보니 양회 기간 주요 업무가 늦어지기 십상이다. 양회 기간에는 중국 주요 지도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전국인대 대표는 간접으로 선출된 31개 성시자치구 지방정부 대표 외에 홍콩과 마카오특별행정구 대표 각각 36명과 12명, 대만성 대표 13명이 있다. 대만성 대표는 대만 출신 중국 거주자 중에서 선출되며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인민해방군 대표도 268명이다.

보다 독특한 기구는 정협. 신중국 출범(1949년 10월 1일)보다 앞서 결성된 정협은 공산당 외에 중국국민당혁명위원회(65명) 중국민주동맹(〃) 중국민주건국회(〃) 중국민주촉진회(45명) 중국농공민주당(45명) 등이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양성 평등을 강조해 ‘여성은 하늘의 절반(半邊天)’이라는 말을 한 것처럼 중화전국부녀연합회 회원도 67명이다.

문화예술 과학 사회과학 경제계 등 각 전문분야 대표들도 많다. 유명 배우나 감독들도 정협 위원으로 ‘정치 행사’에 등장한다. 소수민족 출신 위원도 103명이 있으며 조선족은 4명(조선족 전국인대 대표는 5명)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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