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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연예

[프리뷰]다소 황당한 흐름 속 빈틈없는 비주얼 “쏠쏠한 재미”

입력 2014-03-14 03:00업데이트 2014-03-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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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은곰상)을 수상했다. 초호화 캐스팅에 유명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지원까지 받은 이 영화는 ‘아트버스터’(아트+블록버스터)라고도 불린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일 개봉)을 보고 있노라면 웨스 앤더슨 감독이 강박증을 앓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수직과 수평이 어우러진 자로 잰 듯한 화면 구성, 파스텔톤을 유지하면서도 보색을 고려한 세련된 색감 등 장면마다 미장센에 대한 ‘깨알 같은’ 집착이 느껴진다(심지어 감독은 극중 시대 배경에 따라 스크린 비율까지 바꿔 촬영했다). 100분의 상영시간 동안 아름다운 그림책을 보는 기분도 든다.

영화의 배경은 제1, 2차 세계대전 사이인 1930년대 동유럽에 위치한 허구의 국가 ‘주브로카’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주인공은 호텔의 지배인인 구스타브(레이프 파인스). 구스타브는 갑작스레 살해된 호텔의 고객이자 세계 최고 부호인 마담 D(틸다 스윈턴)로부터 명화 ‘사과가 든 소년’을 유산으로 물려받고, 마담 D의 아들 드미트리(에이드리언 브로디)는 그를 살해 용의자로 몬다. 구스타브는 살해범으로 체포되지만 호텔 동료인 로비보이 제로(토니 레볼로리)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탈옥에 성공한다. 영화 후반부는 구스타브가 제로와 함께 누명을 벗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세 개의 이야기가 겹치는 ‘이중 액자구조’의 영화에서 제로는 구스타브와 호텔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이기도 하다.

빈틈없는 비주얼에 비해 영화의 흐름은 다소 황당하다 싶다. 작품 곳곳에 B급 정서를 심어놓았다.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달달한 로맨스가 곁들여진다. 그 와중에 감독은 나치 십자가에 빗댄 번개 모양 휘장의 군대를 등장시켜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앤더슨 감독은 인터뷰에서 “1930년대 파시즘에 장악되기 전 동유럽의 풍요로운 문화를 주목했다”고 밝혔다.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시종일관 산뜻하게 포장하는 것은 감독의 또 다른 재주다.

화려한 캐스팅 역시 볼거리. 틸다 스윈턴, 에드워드 노턴, 빌 머리 등 이른바 ‘웨스 앤더슨 사단’이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특히 ‘설국열차’에서 총리 역을 맡았던 스윈턴은 이번에는 80대 마담 D 역으로 연기 변신을 했다. 유심히 들여다볼수록 재밋거리가 많은 영화다. 18세 이상.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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