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희주부의 처녀몸매 되찾기]"여보, 나 살뺄거야"

  • 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46분


《동아일보 건강의학팀은 2001년을 ‘살빼기 해’로 정하고 올 1월부터 각각 3개월간 ‘나성미의 살빼기’와 ‘안동철대리의 도전 뱃살빼기’를 연재했다. 건강의 ‘최대의 적’인 비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살빼기를 위해 매주 수요일자에 두 자녀를 출산한 뒤 늘어난 몸무게로 고민 중인 주부 권경희씨(31·경기 용인시 수지읍)의 ‘처녀몸매 되찾기’를 게재한다.》

“엄마는 너무 뚱뚱해.”

며칠 전 유치원에 다녀온 다섯살짜리 큰 아들이 무심코 건낸 말이다.

항상 “엄마가 제일 예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던 녀석이 ‘변심’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거울을 쳐다보다 고개를 떨구었다.

결혼 전에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늘씬하다” “옷맵시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결혼 5년만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입을 수 있는 옷은 티셔츠 몇장과 헐렁한 청바지가 고작. 예전의 몸매를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펑퍼짐한’ 아줌마가 돼 버렸다.

큰 아이를 낳은 뒤에는 어느 정도 살이 빠졌었다. 문제는 2년 전 둘째 아이를 낳은 후부터. 늘어난 몸무게는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루 종일 두 아이를 돌보는데 매달리느라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옷장 속의 옷들을 바라볼 때에는 짜증부터 났다. 변해버린 내 모습을 남에게 보이기 싫어 1년에 한두번씩 있는 각종 모임에도 빠지곤 했다.

다이어트도 숱하게 시도했다. 옷맵시를 자랑하는 또래의 엄마들이 부러워 살빼기를 시도한 것이 수차례. 그러나 아이들 간식을 만들면서 이것 저것 맛보거나 외식날이면 ‘그래 오늘은 먹고 내일부터 하자’며 미루는 바람에 불발로 그치기 일쑤였다.

넓은 티셔츠에 헐렁한 반바지 차림의 다른 아줌마들을 보면서 ‘애가 둘이니까 이런거지 뭐. 나중에 아이들이 좀더 크면 확실하게 살을 빼는 거야’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냈다.

그러나 결혼과 함께 소식이 끊겼던 친구를 최근 만난 뒤 다이어트 결심을 굳혔다. 그 친구가 “어머, 넌 아줌마가 안될 줄 알았는데…, 전혀 몰라보겠다”며 말했기 때문.

불어난 살들을 반드시 ‘몰아내’ 굵어진 손가락 때문에 낄 수 없었던 결혼반지를 꼭 끼고 말리라. 그리고 여보, 살빼면 예쁜 옷 많이 사준다는 약속 꼭 지킬 거죠?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전문의 처방 "복부 허리 비만…한방으로 감량작전"

현재 권경희씨(31)의 키는 167㎝, 몸무게 66.7㎏으로 전형적인 전업주부의 체형이다.

결혼 전에는 52∼53㎏로 날씬했지만 두 차례의 출산으로 여느 주부처럼 ‘아줌마 몸매’로 바뀌었다.

검사 결과 권씨의 체지방율은 31.3%로 비만 기준인 30%를 넘은 상태. 복부 비만도는 0.85(정상 0.70∼0.80)이지만 실제 허리둘레가 86.8㎝(정상 80㎝ 이하)여서 피하지방 뿐 아니라 각종 성인병의 주범인 내장지방도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권씨의 적절한 체중은 58㎏. 목표 달성을 위해선 한달에 3∼4㎏씩 빼야 한다.

우선 지방을 연소시키는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는 헬스와 스쿼시 등의 운동이 필요하다.

그러나 운동을 별로 해본 적이 없으므로 우선 빠르게 걷기와 싸이클, 아령들기 등의 운동을 시작하도록 했다. 대개 체중 조절을 위한 유산소 운동은 빠르게 걷기와 조깅, 등산, 수영, 테니스 등이다.

철저한 식사량 조절도 빼놓을 수 없다. 흔히 밥의 양을 줄이는데 급급해 다른 음식들을 우습게 봤다간 실패하기 마련.

감량 기간 중 권씨의 하루 식사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인 1000∼1200㎉. 밥은 2분의 1∼3분의 2 공기(저녁은 3분의 1 공기), 국은 종류에 관계없이 한 그릇을 기준으로 한다. 또 조리시 기름 사용은 최소로, 고기나 생선은 손바닥 크기의 3분의 1정도(50g), 채소류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

한방에서는 부작용없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 각종 한약을 사용한다. 식사량 감소에 따른 공복감과 식욕을 줄여주는 숙지황과 감초, 체력 저하 및 무기력증을 예방하는 구기자와 산수유, 체지방 분해 효과가 뛰어난 홍화와 소목 등이다. 이밖에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다양한 약물들이 사용된다.

송재철(포천중문의대 분당 차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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