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다]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 대통령상 경북사대부중 1년 서효정양

  • 입력 2001년 7월 17일 19시 19분


“‘보이지 않는 빛’을 볼 수 있게 돼 너무 기뻤어요.”

대통령상을 차지한 경북대 사범대 부설중 1학년 서효정양(13)의 ‘광수지 렌즈’는 빛이 렌즈나 유리를 통과할 때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만든 발명품이다.

상당수 사람들은 어린 시절 돋보기(볼록 렌즈)로 종이를 태우는 ‘실험’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종이가 타는 것은 햇빛이 돋보기를 통과하면서 굴절돼 한 점에 모이기 때문. 그러나 실제로 햇빛이 렌즈를 통과하며 꺾이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서양은 그 모습을 꼭 보고 싶었다.

“렌즈 안에 다른 물질을 넣으면 ‘그 빛’이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에서는 담배 연기를 뿜으면 보이지 않던 레이저 광선이 나타나잖아요. 레이저 광선이 담배 연기에 부딪혀 반사하는 거죠. 제가 만든 제품도 비슷한 원리예요.”

그러나 그런 제품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여러개의 렌즈를 붙이고 그 사이사이에 다른 물질을 넣으려고 했다. 그러나 렌즈를 둥글게 깎는 것도 쉽지 않았고, 틈새 없이 렌즈를 붙이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서양과 지도교사인 기세희씨는 두달 동안 밤늦게까지 과학실에 남아 실험을 했다.

서양은 마침내 틀 속에 액체 수지를 부어 렌즈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액체 수지에 야광 안료나 적색 안료를 넣어 굳히자 원하는 렌즈가 만들어졌다. 서양이 친구들을 모아 놓고 렌즈에 레이저를 쏘아 빛이 굴절되는 모습을 보여주자 친구들이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 렌즈를 만들기 위해 책도 많이 보고 여러 사람을 만났어요. 빛이 야광 안료에 부딪히면 산란된다는 사실은 렌즈 틀을 만들어 줬던 아저씨가 알려줬죠. 처음에는 산란이라는 말을 몰라 인터넷을 뒤지기도 했어요.”

초등학생 때 경북대 부설 영재센터에서 1년간 ‘영재교육’을 받기도 한 서양은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고 실험을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며 “커서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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