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남편 계좌에서 12억 원을 인출하거나 이체한 60대 여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건창)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여성은 ‘돌싱’이었던 이 남성과 동거를 하다가 2021년 2월 혼인신고를 했다. 오래전부터 신장 투석을 받아온 남성은 같은 해 9월 낙상사고를 당해 수술을 받았으나 치료 과정에서 건강 상태가 악화했다. 그러다 한 달 만인 10월 23일 의식저하 상태에 빠졌다.
여성은 남편이 중환자실에 들어간 이틀 뒤인 10월 25일 남편 계좌에서 1억 원을 수표로 인출하고 2억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튿날에도 4억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이후에도 여성은 5억여 원을 추가로 자신이 관리하는 남편 명의의 또다른 계좌로 이체했다. 남편이 보유한 3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해 예수금을 이체 받으려고 했다가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여성은 이러한 행위를 “남편 생전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남편이 아내에게 상속 지분에 상응하는 재산을 증여하기로 약속하거나 재산 처분에 대한 포괄적 권한을 위임했다는 객관적 자료를 찾을 수 없고, 남편이 이 사건 1년 전 아내의 예금 인출 행위를 통제한 점 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상속 지분은 다른 상속인과 협의 또는 생전 증여분 등을 고려한 산정으로 확정된다”며 “사망 전 피고인이 생각하는 상속지분 상당액을 미리 취득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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